[씨네스코프]
사랑을 하려거든 콧소리로~ <최강로맨스> 촬영현장
2006-11-08
사진 : 이혜정
글 : 박혜명

“오늘 저희 촬영현장을 찾아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막간을 이용해서 제가 노래 한곡 불러드릴게요. Call me touch me 누나 누나의~ 누나 누나의~ 누나 누나 누나의 마음을 봐~ 사랑 가득해 나이 따위 뭐가 어때~.” 지하 나이트클럽 한쪽에서 누군가가 마이크에 대고 짜랑짜랑 노래를 부른다. 콧소리가 한껏 들어가 있다. 오렌지색 슬리브리스 원피스를 입은 현영이다. 영화 <최강로맨스>의 촬영현장을 찾은 취재진을 위한 귀여운 쇼타임. 정신차린 카메라들이 우르르 몰려간다. 옆에서 미친 듯이 웃다가 “닥쳐! 그만해!” 하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저지하는 이동욱이 아니었다면 현영은 자신의 두 번째 히트곡 <차차차>를 끝까지 불렀을지도 모른다. “감사합니다~.” 앙증맞은 끝인사와 함께 무대가 막을 내린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이었을 것이다. 영화촬영보다 몇배 즐거운 볼거리인데, 너무 짧아서 아쉽다.

로맨틱코미디 <최강로맨스>는 뻔뻔한 애교를 필살의 무기로 보유한 엔터테이너 현영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엉뚱하고 씩씩한 기자 최수진과 정의감에 불타지만 성질은 막가파인 형사 강재혁이 아옹다옹하다 사랑하게 된다는 스토리. <구세주>를 연출했던 김정우 감독은 “최수진의 캐릭터를 재수없지 않게, 귀엽게 할 수 있는 사람으로 현영이 제격”이라면서 “대본도 현영에 맞춰 많이 바꿨다”고 설명했다. 강재혁 일행에 붙어서 나이트클럽 현장 잠입에 성공한 최 기자가 강 형사 귀에 대고 속삭인다. “저기요, 제가 잠입취재해봐서 아는데요, 그렇게 가만히 있으면 티나요. 들킨다고요. 저처럼 춤추세요. 자연스럽게.” 카메라 위치를 바꾸느라 똑같은 장면을 네댓 테이크 갔다. 현영은 느슨한 애드리브 대신 매번 정확한 억양과 발음으로 똑같이 대사를 친다. “주연작이 결정됐을 때 정말 기뻤고, 정말 솔직하게, 이 모든 게 여러분 사랑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여러분 사랑이 곧 인기인 거니까. 이번 영화로 현영 스타일의 코믹 캐릭터를 트렌드로 만들어보고자 하는 욕심도 있고요.” 믿기 어려울 만큼의 긍정적 에너지를 뿜어내던 현영의 충무로 진출작 <최강로맨스>는 12월 초 촬영을 종료하고 내년 상반기 개봉예정이다.

“웃음 속에 두 남녀의 성장을 담고 싶다”

<최강로맨스>의 김정우 감독

현영의 설명에 따르면, 김정우 감독은 코믹물 촬영현장의 분위기를 북돋우기 위해 촬영 시작과 끝 시간에 늘 전체 박수 시간을 갖는다. ‘모두 박수치고 촬영 시작하죠!’라고 하면 우르르 박수를 치고 ‘박수치고 촬영 끝내죠’ 하면 또 우르르 박수를 치는 식이다. 김정우 감독의 데뷔작 <구세주>(2006)는 신이와 최성국이 주연했던 코미디물. 전국 250만 관객을 동원했다. 연이어 코믹물을 연출하는 감독 입장에서는 전작의 흥행 성적이 부담으로도 작용할 수 있을 터. 감독은 <최강로맨스>의 상업적 포인트를 이렇게 설명했다. “로맨틱코미디는 누구나 좋아하는 장르이고, 일반 멜로에서는 볼 수 없는 남녀주인공간의 싸움이 우리 영화에서는 재미있는 요소로 두드러진다. 그리고 러브스토리가 있긴 하나 한편으로는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형사물의 특징도 갖고 있다. 그냥 웃으러 왔다가 두 사람이 어떻게 성장하고 사랑하게 되는지 볼 수 있다는 것이 강점 아닐까 싶다.” 김정우 감독은 데뷔 전 <은행나무 침대>(1993), <쉬리>(1996), <단적비연수>(2000)의 조연출을 거쳤고 <태극기 휘날리며> 대본에 참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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