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말하자면, 나는 (섹스)코미디 애호가이다. <색즉시공>을 그해 최고의 영화로 꼽았고, <몽정기>는 훌륭한 성장영화라 생각한다. <다세포 소녀>도 재미있게 보았고, 심지어 <카리스마 탈출기>도 장면 장면들은 꽤 웃긴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쉽게 비난하는 <조폭마누라> 나 '가문 시리즈'도 미덕이 있다고 옹호했던 나이다. 그런 나조차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며 도리질을 칠 정도이면 말 다했다. 보면서 내내 화가 치밀었는데, 화의 정체는 여자 교생을 성적 대상화한 것에 대한 화가 아니다. 코미디를 대체 뭘로 보는가? 추잡한 장면들만 나열하면 웃기거나 야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코미디 애호가로서 코미디의 이름을 참칭하고 욕보인 것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아울러 <남남북녀>에 이어 이 영화로 필모그래피를 장식하게 된 김사랑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황진미/영화평론가
씨네21
검색관련 영화
관련 인물
최신기사
-
[리뷰] ‘아서’, 강아지와 모험, 싫어할 수 있나?
-
[리뷰] ‘땅에 쓰는 시’, 조경가의 지혜로 돌보고, 여성 선구자의 집념으로 일궈낸 경관의 영화
-
[리뷰] ‘고스트버스터즈: 오싹한 뉴욕’, 빌 머레이의 칠순 잔치에서 외치는 고스트버스터즈 어셈블!
-
[리뷰] ‘브레이브 온 파이어’, 감독이 진정 생태주의자라면 이 영화를 제작하지 말아야 했다
-
[리뷰] ‘극장판 울려라! 유포니엄: 앙상블 콘테스트’, 나를 믿고 상대를 받아들일 때 비로소 완성 가능한 합주
-
[리뷰] ‘사랑은 빛’, ‘무엇이 사랑인가?’ 살면서 왜 이런 질문을 한번도 안 해봤을까
-
[리뷰] ‘돌들이 말할 때까지’, 음성과 상상이 만드는 아카이브, 역사는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