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할리우드의 악당, 천국행 전차를 타다
2006-11-20
글 : 씨네21 취재팀
<셰인> <바그다드 카페>의 배우 잭 팰런스 별세

할리우드가 사랑한 악당, 하늘로 떠나다. 배우 잭 팰런스가 11월10일 캘리포니아주 몬테시토의 자택에서 숨을 거두었다. 항년 87살.

반세기 동안 10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한 팰런스는 특유의 험상궂은 인상과 저음의 목소리로 잊을 수 없는 악역 연기를 보여준 사내였다. 펜실베이니아의 탄광촌에서 태어나 무명 복서로 생계를 잇던 팰런스는 배우의 꿈을 안고 홀로 뉴욕에 입성했다.
핫도그 장사, 웨이터 등으로 연명하던 그에게 기회가 주어진 것은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 출연하면서부터. 팰런스의 무대를 눈여겨본 엘리아 카잔 감독은 <거리의 공황>의 살인범 역할을 그에게 안겼고, 그의 영화 인생은 첫장을 열었다.
<써든 피어>에서 조앤 크로퍼드를 함정에 빠뜨리는 교활한 남자 레스터로 찬사를 받은 그는 이윽고 <셰인>의 악랄한 총잡이 잭 윌슨으로 변신해 앨런 리드와 대결을 펼치며 지워지지 않는 발자취를 남겼다.
말년에도 <바그다드 카페> <배트맨> <탱고와 캐쉬> 등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채워나간 팰런스는 91년 기존의 악당 이미지에 코믹함을 더한 <굿바이 뉴욕 굿모닝 내 사랑>의 카우보이 컬리로 마침내 오스카를 거머쥐었다.

73살의 나이에 시상식장에서 한손 팔굽혀펴기를 선보일 정도로 열정과 유머가 동시에 빛났던 당신, 이제 편안히 잠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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