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CJ 영화 <중천> 띄워 체면 찾나
2006-11-21
글 : 구본준 (한겨레 기자)

CJ가 과연 명예회복에 성공할 것인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간판 기업인 CJ엔터테인먼트(이하 CJ)가 맹렬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 관객 600만명을 넘긴 <타짜>로 그런대로 성과를 낸 데 이어, 야심작 <중천>으로 연말 극장가 바람몰이에 총력전을 펴는 것이다.

CJ의 공세는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문화산업 ‘간판 사업자’로서의 체면을 되찾기 위해서다. CJ는 지난해 1월 오너 이미경 부회장이 엔터테인먼트 담당을 맡고 김주성 현 대표(상무로 입사)를 영입하는 등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하지만 성적은 의욕에 못미쳤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을 보며 배급 순위에서도 라이벌 쇼박스에 1위를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쇼박스가 올해에도 <괴물>로 기세를 올려, 또다시 1위를 빼앗길 가능성도 있다.

<타짜> 성공해도 즐겁지만은 못한 CJ

CJ엔터테인먼트의 올해 최대 성공작은 <괴물>(쇼박스 제작) 다음 순위로 꼽히는 <타짜>다. <타짜>는 20일 현재 679만명을 동원해 610만명을 동원한 <투사부일체>를 넘어서며 CJ의 역대 최고 흥행영화가 됐다. 나름의 숙원을 풀었다.

사실 <투사부일체>는 CJ에게 ‘계륵’ 같은 존재였다. 흥행은 좋았지만 한국 엔터테인먼트업계를 대표하는 CJ의 위상에 비춰볼 때 엽기조폭코미디 영화를 대표작으로 내세우기에는 체면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품성있는 영화가 자사 최고작품이 되기를 간절히 원해 <타짜>가 <투사부일체>의 610만명을 넘도록 마케팅 등에서 총력을 펼쳤다.

그러나 <타짜> 역시 CJ의 자존심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인 ‘절반의 성공’에 그칠 전망이다. CJ는 아직까지 ‘1000만명대 영화’를 갖지 못하고 있다.

이미경 친정체제 2년 성적 부진
지난해 이어 배급1위 또 위태
1000만명대 영화도 아직 없어
‘100억원 작품’ 들고 연말 승부수

반면 CJ의 경쟁사인 쇼박스는 <괴물>과 <태극기 휘날리며>, 시네마서비스는 <왕의 남자> <실미도> 등 2개씩 1000만명대 영화를 보유하고 있다. 이 네 편 다음은 코리아픽처스의 <친구>(800만)로, CJ 영화는 역대 흥행 5위안에 한 편도 없다.

명실공히 배급 연혁이나 모기업 규모, 그룹 차원의 인프라에서 업계 선두인데도 이름에 걸맞은 흥행성과가 없는 것이다.

3년 연속 연말 베팅 올해에는 성공할까?

CJ는 연말 개봉하는 <중천>으로 올해 농사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 <중천>은 CJ가 3년 연속으로 연말에 내거는 100억원대 프로젝트이다. 2004년에 CJ는 110억원을 들여 <역도산>을 선보였으나 160만명을 동원해 흥행에 참패했다.

2005년에는 역대 최대 제작비인 150억원을 투입한 <태풍>으로 승부를 걸었으나 역시 420만명에 그쳤고 해외 판권 계약 등으로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그리고 올해에 다시 100억원대의 제작비를 들인 <중천>을 12월21일 개봉한다. <중천>이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관객이 최소한 300만명을 넘어야 한다.

<중천>은 김태희, 정우성 두 한류스타가 주연을 맡고 김성수 감독이 연출을 맡아 일단 화려한 진용을 갖췄다. CJ쪽은 이 영화 개봉 2달 전부터 각종 이벤트를 비롯해 대대적인 홍보를 펼치면서 <중천>이 <타짜>를 넘어서주기를 바라고 있다. <중천>은 장르 속성상 폭발적 관객 동원을 점치기 어려운 ‘무협 판타지’여서 과연 CJ의 연말 징크스를 깨면서 흥행에 성공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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