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포스터> 11월25일(토) SBS 밤 12시5분
당신은 복제인간이자 살인병기다. 충격적인 전언과 함께 천재 과학자 스펜서(게리 시나이즈)는 모든 것을 잃는다. 그의 삶을 파멸로 몰아넣는 인물은 헤서웨이 소령을 연기한 빈센트 도노프리오. 그는 치안을 명분으로 살인마저 정당화하는 캐릭터를 “밤마다 아이처럼 잠을 푹 잔다”는 아이러니한 대사에 담아냈다. 대학을 중퇴하고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익힌 빈센트 도노프리오는 단역을 전전하며 꿈을 키웠다. 그를 세상에 알린 것은 스탠리 큐브릭의 <풀 메탈 자켓>. ‘뚱땡이’ 신병 로렌스를 연기하기 위해 체중을 35kg나 불린 도노프리오는 억압적인 군대 조직 속에서 광기에 사로잡히는 남자의 모습을 섬뜩하게 그려냈다. 이후 팀 로빈스의 손에 살해되는 시나리오작가(<플레이어>), 악몽을 선사하는 연쇄살인범(<더 셀>) 등 인상 깊은 조연으로 등장한 그는 <맨 인 블랙>에서 인간을 뒤집어쓴 벌레 외계인으로 변신, 기괴함과 코믹함을 한몸에 선보였다. 도노프리오를 브라운관의 연인으로 만들어준 것은 TV시리즈 <로 앤 오더>. 형사 로버트 역을 맡은 그는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 범행을 밝혀내는 묘한 마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연기는 하나둘 새로운 레이어를 얹어나가는 것”이라는 자신의 연기철학처럼 도노프리오는 걸음마다 자기만의 지층을 축적해가고 있는 배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