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우와 김상경을 투톱으로 내세우고, 소녀 연쇄 살인범을 쫓는다는 설정의 <조용한 세상> 이 품고 있는 메시지는 좋은 편이다. 위탁 아동(혹은 입양아)에 대한 가정내 학대의 문제는 (<예의없는 것들>도 다루었듯) 사회적 환기를 요하는 심각한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의 만듦새는 그러한 발언을 담아내기에 충분하지 못하다. 최대 문제는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지만, 좀처럼 '스릴'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 시나리오 자체가 스릴러의 감각을 지니지 못해서, 뻔하고 지루하게 전개되다가 예상보다 일찍 등장한 반전 역시 그다지 약빨이 없다. 후반부엔 여러가지 감동의 요소를 덤으로 얹으려고 하지만, 이미 김이 빠진 상태에서 그 감동을 받아들일 관객은 없어 보인다. 시나리오 만큼이나 감독의 연출력도 짧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지닌 김상경의 캐릭터는 답답하고 모호하여, 어떤 환기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박용우 캐릭터는 그나마 무난하지만, 자신의 능력이 제대로 발휘된 것 같진 않다. 소녀 역할 역시, 온갖 사랑스러운 소녀의 캐릭터로 떡칠을 해 놓았을 뿐, 리얼리티를 구비하지 못했다. 제목처럼 상영관이 조용~한 세상이 되지 않을지 걱정이다.-황진미/영화평론가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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