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홍콩영화에 향수가 있는 관객들과 국내 코미디 영화를 즐기는 관객 모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오락영화가 납시었다. 2001년도 <조폭마누라>를 감독한 조진규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은 진정한 의미의 후속작 <조폭마누라3>가 그것이다. 정흥순감독의 <조폭마누라 2>가 전작의 틀거리를 안이하게 답습하면서도 전작의 재미를 전혀 살려내지 못한 사이비 후속작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는 더욱 강조해야 할 사항이다.
<조폭마누라 3>는 <조폭마누라>의 틀과 흥행요소를 따라가지 않는다. 성차의 권력이 바뀐 상황이라는 것만 비슷할 뿐 웃음이 촉발되는 지점이 <조폭마누라>와 많이 다르다. 가장 큰 웃음을 선사하는 것은 그다지 비중이 없을 것 같던 현영 캐릭터이다. (현영은 아무리 허접하고 단순한 역할이라도 진짜 열심히 연기하여, 주어진 자기 몫 이상을 보여주는 훌륭한 배우이다.) 그녀가 조선족 말투의 순진한 아가씨에서 권력관계를 파악하고 '호가호위'하게 되는 과정을 지켜보시라. 또 이범수가 연기하는 남성적 허장성세와 별 과장이 없는 일상적 조폭연기도 극의 중심을 잘 잡아간다. 서기가 연기하는 대목은 코미디적 요소보다 액션의 요소가 강한데, 이 또한 볼만하다. (<영웅본색>의 적룡까지 나오므로 홍콩영화의 필이 제대로 난다.) 어느 캐릭터 어느 장면에 주목하더라도 즐길 거리가 있다. 이 영화 보고 재미없으면, "집안에 우환있으면 오지 마라 말이야~" 소리 듣는다.-황진미/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