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봅시다]
사랑의 힘으로
2001-09-25

<조폭 마누라>를 빛낸 조연들

조폭 마누라 신은경과 그녀를 성심껏 내조하는 남편 박상면의 연기궁합은 꽤 좋아 보인다. 두 사람 다 배역에 ‘딱이다’ 싶은 이미지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신은경의 카리스마는 그녀를 조직의 전설로 만들었다는, 일대 다수 격투사건을 회상하는 오프닝에서부터 빛을 발한다. 하루 세 시간의 웨이트트레이닝과 강도 높은 액션 훈련 덕이라는 후문. 박상면도 우직한 촌부의 이미지에다 로맨틱한 연인의 이미지를 더한 이색 캐릭터를 소화해내고 있는데, 58번의 맞선 끝에 만난 아내가 조폭임을 알게 되지만 ‘사랑의 힘’으로 끝까지 내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신은경이 이끄는 조직의 똘마니들도 영화 속에 꽤 큰 비중으로 녹아들어 있다. 겉멋이 잔뜩 들었지만, 센스가 있어 상황 판단이 빠른 ‘빠다’로는 안재모가 출연했다. 빠다는 싸움 도중에 노래를 불러 상대방을 교란시키는 게 장기다. 안재모의 소개로 조직에 들어오는 단순무식한 새내기 ‘빤스’ 역할은 김인권이 맡았다. 백주대로에서 옷을 벗어던져 상대방이 질려 도망가게 하는 필살기를 지녔다. 두목이 여자인 줄 모르고 “(다방)레지 가스나가 싸가지를 밥말아 처먹었냐”고 나무랐다가, 된통 당하는 등 가장 많이 얻어맞는 캐릭터. 신은경에게 연정을 품고 있는 조직의 오른팔 마징가로는 개그맨 출신 심원철이 출연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강원도 사투리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브라운관을 누비던 개그맨이지만, 조진규 감독에게 발탁돼 배우 데뷔를 하게 됐다고. 그가 맡은 캐릭터는 싸움에서 큰 부상을 입은 뒤 두개골 일부를 스텐으로 땜빵하고 다녀서 ‘마징가’로 불린다. 신은경이 자신의 성적 매력으로 어필해야 할 일이 있을 때 SOS를 치는 단란주점 종업원 세리로는 드라마 <허준> <골뱅이>에 출연한 신인 탤런트 최은주가 나온다. 특별 출연진이 화려하다. 명계남이 신은경의 유일무이한 보스로, 김인문이 신은경의 임시 아버지로 발탁되는 포장마차 주인으로, 터프가이의 원형 최민수가 신은경과 ‘맞장 뜨는’ 상대파 조직원으로 잠깐 출연해 웃음을 선사한다.

▶ <개봉작> 조폭 마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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