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임권택 감독 100번째 영화 <천년학> 촬영 마쳐
2006-12-20
글 : 문석
사진 : 서지형 (스틸기사)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이 12월16일 모든 촬영을 마치고 후반작업에 돌입했다. 조재현과 오정해, 류승룡, 오승은 등이 출연하는 <천년학>은 소설가 이청준의 <선학동 나그네>를 원작으로 삼은 영화로, 이야기 상으로는 <서편제>의 뒷 부분에 해당한다. 12월16일의 마지막 촬영은 충남 논산시 논산읍 왕전리에 자리한 자동차 재활용 업체 대성금속환경의 마당에서 진행됐다. 이날 촬영된 장면은 군 복무 중인 동호(조재현)가 마음 속에 두고 있는 배다른 누이 송화(오정해)를 위해 탄피로 반지를 만드는 모습. 이 장면에서 동호는 같은 부대로 들어온 고향 후배로부터 송화가 눈이 멀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날 촬영지는 차량을 분해해서 재활용하는 공장으로, 앞마당에 즐비한 구형 중장비와 군용 자동차가 군부대와 흡사한 느낌을 준다며 이 장면 촬영장소로 선택됐다. 이날 임권택 감독의 마지막 “컷” 소리가 나자 정일성 촬영감독, 조재현을 비롯한 스탭과 배우들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촬영이 마무리된 것을 자축하며 일제히 박수를 쳤다. 특히 임권택 감독과 그의 영화동지 정일성 촬영감독은 포옹을 하며 감격을 나누기도 했다.

<천년학>은 애초 지난해 태흥영화에서 제작될 예정이었으나 투자를 하기로 했던 롯데엔터테인먼트가 투자 포기를 선언하면서 신생 제작사 키노투로 옮겨져 제작됐다. 임권택 감독을 비롯한 주요 스탭들은 2005년 초부터 장흥, 광양 등지에 오픈세트를 지어놓고 인서트 컷 등을 촬영했지만, 제작이 난항을 겪으면서 본격적인 촬영은 올해 3월로 미뤄졌다. 3월과 5월, 계절적 배경을 담은 장면을 짧게 담았던 <천년학>이 본격적으로 촬영에 돌입한 것은 8월부터. 제작진은 장흥, 광양, 진도 등 전남 지방과 제주도를 돌며 촬영을 진행했고, 10월 중순부터는 42일동안 쉬지 않고 촬영일정을 강행하기도 했다. 임권택 감독은 이날 “제작 초반 이런저런 시끄러운 일이 많았고 못 만들 뻔도 했는데 이제는 순탄하게 끝나서 기분이 좋다. 촬영을 무사하게 끝냈다는 그 자체가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촬영장에는 임권택 감독 아래서 조감독을 했던 김영빈 감독과 김대승 감독이 찾아와 대스승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판소리를 멜로드라마의 틀 안에 녹여낼 <천년학>은 내년 5월 쯤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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