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꿈꾸는 무대 위, 검은 신데렐라들이 태어난다! <드림걸즈>
2006-12-27
글 : 김도훈

모타운의 희비극. 흑인 여성 트리오 슈프림스(Supremes)가 <Where Did Our Love Go>로 빌보드 넘버원을 차지했던 것은 1964년. 디트로이트 출신의 꿈 많은 흑인 소녀들은 하룻밤 사이에 슈퍼스타가 됐다. 하지만 올라가는 길이 있으면 내려가는 길도 있는 법. 대중과 레코드사는 멤버 중 가장 아름답고 쇼맨십도 풍부한 다이애나 로스만을 원했고, 나머지 두명의 멤버에게 그것은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다. 드라마, 드라마, 그리고 드라마. 슈프림스의 이야기는 결국 1981년에 <드림걸즈>라는 뮤지컬로 만들어져 토니상 6개 부문을 수상하며 브로드웨이의 역사에 남았다.

프로덕션디자이너 존 마이어, 감독 빌 콘돈(<갓 앤 몬스터>) 등 <시카고>에 참여한 스탭들이 대다수 귀환한 영화 <드림걸즈>는 뮤지컬을 충실하게 따른다. 디트로이트 출신의 소녀들, 디나(비욘세 놀스), 에피(제니퍼 허드슨), 로렐(애니카 노니 로즈)은 매니저 커티스(제이미 폭스)를 통해 스타의 자리에 오른다. 하지만 야심가 커티스는 재능있는 리더 에피를 주저앉히고 외모가 아름다운 디나를 리더로 내세우려 하고, 결국 디나와 에피의 불화는 소녀들의 꿈을 점점 찢어놓기 시작한다. 자그마한 힌트라면 뮤지컬의 결말과 실재 슈프림스의 결말이 조금 다르다는 것이다.

여성 트리오 데스티니스 차일드를 박차고 솔로로 데뷔한 비욘세 놀스에게 디나 역은 재단사의 옷처럼 어울린다. 하지만 조금 더 주목해야 할 배우는 에피 역의 신인 제니퍼 허드슨. “제니퍼 허드슨은 <드림걸즈>의 심장과 영혼이다. 그녀가 스크린에 등장하면 영화는 빛을 발한다”(<USA Today>)는 미국 언론의 과한 호들갑에 심드렁할 필요는 없다. 리얼리티 쇼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3에서 열렬히 허드슨을 응원했던 팬들이라면 더한 호들갑도 참아낼 자신이 있을 것이다. 현재 작품상을 비롯해 골든글로브 5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드림걸즈>는 2007년 2월22일 번쩍이는 쇼의 막을 올린다. <And I Am Telling You I’m Not Going> 등 주옥같은 삽입곡들을 미리 MP3에 걸어두자.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