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시작된 미국 박스오피스 슬럼프의 구원자는 디즈니의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 이다.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은 2006년 7월 첫 주 개봉해, 개봉 첫 주 단숨에 1억 달러의 고지를 넘어섰고, 전편인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가 6개월 동안 벌어들인 수입을 개봉 17일 만에 넘어서는 등 흥행 신화를 세웠던 영화다.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이 미국 내에서 세운 흥행 기록은 4억2330만 달러다.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이 개봉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2005년 시작된 슬럼프가 계속 될 것이라는 추측과 관객이 극장을 외면하기 시작했다는 예측이 2005년에 이어 2006년에도 증명되는 듯 했으나, 조니 뎁, 올랜도 블룸, 키라 나이틀리를 전면에 세운 캐리비안 호는 7주 동안 박스오피스 10위 안에 머물며 2006년 박스오피스를 수렁에서 건진 구원자가 되었다.
재주는 디즈니가 부렸지만, 2006년 최고 시장점유율은 소니 픽쳐스가 챙겼다. 흥행 성적 상위 25위 안에 7개 영화를 소니 픽쳐스에서 제작했고, 그 중 <다빈치 코드>가 2억 1750만 달러로 가장 좋은 성적을 보였다. <엑스맨: 최후의 전쟁>을 제작한 20세기 폭스가 5개 영화를 랭크시켜 그 뒤를 이었다.
PG-13등급(13세 이하 어린이는 부모와 동반하여 영화 관람이 가능)을 받은 영화가 많은 것도 눈에 띈다. 흥행 성적 상위 25개 영화 안에 12개 영화가 PG-13 등급을 받았고, PG 등급(부모 동반시 관람가)은 7편, G등급(전체관람가)은 2편이다. 제한등급인 R등급을 받은 영화는 저예산으로 제작돼 1억 2580만달러의 수입을 올린 <보랏: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 등 4편이 순위 안에 올랐다.
또한 2006년 개봉 영화의 키워드는 '속편'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시리즈 영화가 많았다. 상위 25개 영화 중 6편이 속편이었고 <수퍼맨 리턴즈> <007 카지노 로얄> <핑크 팬더> 등 장편 시리즈가 새롭게 제작돼 개봉하는 케이스도 있었다.
2006년 최종 집계된 미국 박스오피스 흥행수입은 94억 6천만 달러로, 침체기였던 2005년의 89억 9천만 달러보다 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부터 20004년까지 3년간 이어진 성수기와는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2006년은 박스오피스 역사상 4번째로 높은 흥행결과를 기록한 해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