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이성강 감독의 두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여우비> 공개
2007-01-11
글 : 김도훈

일시 1월11일
장소 용산 CGV

이 영화
구미호 여우비(손예진)는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 ‘요요’들과 함께 살고 있다. 평화롭게 자연을 즐기며 살아온 지 어언 100년. 외계인 요요들이 고향별로 돌아가기 위해 시도한 우주선의 시험 비행이 ‘말썽요’의 실수로 풍비박산이 난다. 모두의 비난을 견디다 못한 말썽요가 마을로 내려갔다가 극기 훈련을 위해 폐학교에 머무르고 있는 아이들에게 붙잡히게 되고, 그를 구하기 위해 인간의 모습으로 학교에 들어간 여우비는 황금이(류덕환)라는 남자 아이에게 첫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갑자기 나타난 ‘그림자 탐정’에 의해 황금이의 영혼이 영혼의 세계인 카나바로 빠지게 되는데.

100자평
에피소드 연결이 매끄럽지 않다. 툭툭 끊기는 듯한 느낌도 든다. 한 템포 늦춰서 인물과 풍경을 둘러봤으면 하는 여유가 아쉽기도 하다. 특히 초반부는 너무 빨라서 정서들을 곱씹을 시간이 부족하다. 신기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부에서 애니메이션이 전달하려는 감정이 훼손되진 않는다는 점이다. 황금이의 영혼을 되살리기 위해 애쓰는 여우비의 안타까움이 부족함 없이 전달되는 건 왜일까. 감독과 스탭들이 오랜 시간 동안 보듬고 깨물었던 여우비에 대한 지극한 애정이 슬그머니 느껴져서일까.
이영진/ <씨네21> 기자

여전하다. 소년과 소녀가 있고, 하늘을 비상하는 꿈이 있으며, 금빛과 초록빛으로 빛나는 나무와 강이 있다. 하지만 좀 더 경쾌하고 날렵하다. <천년여우 여우비>는 2002년작 <마리 이야기>로부터 5년만에 돌아온 이성강 감독의 두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오랜기간 정성을 들인 <천년여우 여우비>의 기술적인 완성도는 만족스럽다. 3D 레이아웃 기법을 이용해 만들어진 캐릭터의 움직임과 미장센은 물흐르듯 자연스럽고, 한국 애니메이션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칙칙한 색감은 완벽하게 사라진 듯 하다. 무대인사에서 "여러 여건을 고려한다면 만족스러운 작품"이라고 수줍게 말하던 이성강 감독의 자신감은 충분한 근거가 있다.
다만 시나리오는 조금 더 다듬을 필요가 있었을 듯 하다. 소담한 이야기의 매력은 중반으로 넘어가면서부터 지나치게 많은 캐릭터와 장소와 갈등과 이야기속에서 맥이 풀려버린다. 빠른 전개 때문에 컷으로 오려내어 간직하고 싶을만큼 아름다운 장면들이 휙휙 지나가버리는건 무척 아쉽다. 조금만 더 머물러 줬으면. 한숨을 내쉬는 관객도 있을것이다.
김도훈/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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