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이 날아올랐다. 국내 최초의 K리그 다큐멘터리 <비상>이 극장 개봉 한국 다큐멘터리의 흥행기록을 다시 썼다. 지난해 12월14일 개봉한 임유철 감독의 <비상>은 크리스마스 시즌의 격심한 극장가의 경쟁에도 불구하고 1월8일까지 2만5408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이창재 감독의 <사이에서>가 세운 2만4242명(이상 영화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의 기록을 경신했다. <비상>은 창단 2년차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K리그 통합 1위, 준우승이라는 영광을 성취하는 역경을 1년 동안 따라다니며 촬영한 다큐멘터리. <비상>은 HD급 화질을 구현하고, 5.1채널 사운드를 제공하는 다큐멘터리의 기술적 성취뿐만 아니라 디지털 배급을 통해 상영과정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일궈냈다. 2004년 3월 개봉했고 비전향 장기수의 삶을 다룬 김동원 감독의 <송환>이 2만3159명으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고, 2년이 지난 2006년 가을 무속인의 일상을 비춘 <사이에서>가 <송환>의 관객 수를 뛰어넘었다. <사이에서>가 <송환>의 흥행을 능가하는 데 2년이 걸렸고, <비상>이 <사이에서>를 뛰어넘기에는 불과 반년도 걸리지 않았다. 이는 극장 다큐멘터리의 저변이 조금씩 확대되는 추세를 드러낸다. 임 감독은 “<비상>의 극장 개봉을 결심한 이유는 TV에만 갇혀 있던 다큐의 역량이 극장에서도 통하고 대중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HD 수혜를 가장 많이 입은 분야가 다큐멘터리”라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는 극영화 시나리오를 집필 중인 그는 향후에도 축구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 계획이다.
<비상>을 제작한 이모션픽처스 임재철 대표는 “축구를 소재로 한 국내 영화가 없던 상황에서 <비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축구를 좋아하는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이 크게 반향을 일으켰다. 인터넷과 영화게시판의 높은 평점도 그러한 팬층의 움직임으로 여겨진다. 극장 다큐멘터리라는 면에서는 좋은 반응을 얻은 <송환> <사이에서>와 비교했을 때 일반 관객에게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소재와 이야기였던 점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필름포럼, CGV인천·계양 3개관에서 장기상영 중인 <비상>은 영화게시판과 축구 사이트를 중심으로 지방 관객의 상영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이모션픽처스는 2월1일부터 대전아트시네마를 시작으로 <비상>의 지방 확대 개봉과 순회 상영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