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제6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결과 - 영화부문
2007-01-16
글 : 안현진 (LA 통신원)
<드림걸즈>, 골든글로브 3관왕!
골든글로브 3개 부문을 수상한 <드림걸즈>

미국 베벌리힐즈에서 현지시간 1월 15일에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돋보인 영화는 단연 <드림걸즈>다. <드림걸즈>는 코미디·드라마 부문 최우수작품상, 최우수남자조연상(에디 머피), 최우수여자조연상(제니퍼 허드슨)의 3개 부문을 수상했다.

쉴 새 없이 떠드는 코믹 캐릭터로 스타덤에 오른 에디 머피는 골든글로브 최우수남자주연상에 3번이나 후보로 머문 경력이 있다. 그의 25년 연기경력을 통틀어 최초로 할리우드로부터 인정받은 에디 머피는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에디 머피는 <드림 걸즈>에서 새로운 모타운 뮤직을 시도하는 지미 얼리로 출연한다. "사람들은 내게 조연을 맡기지 않았어요. 내가 이 역할을 연기할 수 있었던 건 정말 대단한 역할이었기 때문이지. 나는 언제나 준비되어 있었지만 한번도 내게 온 적은 없었어요"라고 소감을 말했다.

<드림걸즈>에서 비욘세를 능가하며 스크린을 장악한 제니퍼 허드슨은 2년전 TV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을 통해 유명세를 얻었다. 영화에서 제니퍼 허드슨은 파워풀한 가창력 뿐만 아니라 코미디부터 연민을 자아내는 모습까지 넘나드는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언제나 꿈꿔왔지만 이정도로 대단할 줄은 몰랐어요. 내가 상상해오던 것 그 이상입니다."라며 <드림걸즈>에서 그녀가 연기한 에피 화이트의 실제 캐릭터인 플로렌스 발라드에게 수상의 영광을 바쳤다.

<드림걸즈>는 지난 5년간 발표된 뮤지컬 영화중에 2001년 아카데미 최우수영화상 후보로 지명된 <물랭 루즈>와 2003년 최우수 영화상을 수상한 <시카고>에 이은 세번째로 꼽힌다. 이번 골든글로브 수상 결과를 근거로 아카데미 수상식에서 <드림걸즈>의 수상가능성을 좀더 확실히 했다는 중론이다.

뮤지컬·코미디 부문 최우수남자주연상을 수상한 주인공은 <보랏: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문화 빨아들이기>의 샤샤 바론 코언이다. 개봉 전 부터 시작해 지금까지도 소란스러운 소동과 각종 소송을 몰고 다니는 이 영화의 주인공은 함께 출연한 켄 다비티안에게 유머 가득한 소감을 밝혔다. "켄, 당신의 고약한 가스가 아니었다면, 내가 여기 있을 수도 없었을 겁니다." 영화 속, 아즈맛(켄 다비티안)과 보랏의 누드 레슬링 장면에서 아즈맛이 보랏의 얼굴에 대고 실례하는 장면을 생각나게 하는 소감이다.

한편, 뮤지컬·코미디 부문에서 최우수여자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메릴 스트립은 올해까지 골든글로브를 6번 수상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그녀는 고약하지만 프로인 패션 잡지 편집장을 연기했다. "이 홀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과 일해 본 것 같군요" 할리우드 수상식 시즌에 가장 바쁜 여배우는 말을 이었다. "이 때문에 여러분이 내년 시상식까지 울고 싶어지겠네요."

최우수감독상의 영광은 <디파티드>의 마틴 스코시즈에게로 돌아갔다. 5번이나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로만 머문 스코시즈에게 골든글로브는 두번째로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일본어영화 <이오지마로부터 온 편지>는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이 부분은 주로 미국 외 지역에서 출품한 영화들이 수상하는 부문이다. <아버지의 깃발>과 <이오지마로부터 온 편지>로 최우수감독상의 후보에 오른 이스트우드 감독은 "이 영화로 내가 얼마나 자신감을 얻었는지 모릅니다."라고 외국어 영화상 수상소감을 밝혔다. 무대 뒤에서 이스트우드 감독은 "외국감독이 됐으니 영어를 배워야겠네"라는 농담을 했다고.

말하는 자동차들이 등장하는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 <카>는 최우수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이 부문은 본래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없던 부문으로 할리우드의 애니메이션 붐에 영향받아 신설된 부문이다. "애니메니션은 모두에게 최고죠. 내 삶이고, 이 안에서 살아왔습니다. 골든글로브의 애니메이션 부문 신설을 축하합니다."라고 <카>를 연출한 존 라세터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공로상인 "세실 B. 드밀 상"은 워런 비티가 수상했다. 스크린에서 배우로 출발해 감독이자 제작자로까지 명성을 알린 비티는 "사실, 제가 영화에서 크게 망한 적은 없지 않습니까"라는 농담으로 수상소감을 시작했다. "이 상은 현장에서 또 다른 영화 제작에 바쁜 사람들에게 정말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라며 클린트 이스트우드, 잭 니콜슨 등 동료 배우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할리우드외국인기자연합(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에서 실시하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대략 85%의 투표자가 아카데미 시상식의 투표자와 일치한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치러진다. 또한 할리우드의 2번째로 성대한 시상식이기에 할리우드 스타들의 드레스 리허설장이 되기도 한다. 아카데미시상식 후보자 지정을 위한 투표는 지난 토요일 마감되어 오늘 골든글로브 시상식 결과와는 무관하다. 아카데미시상식 후보자 발표는 1월 23일이다.

골든글로브 영화부문 수상 결과

최우수작품상 (드라마 부문): <바벨>
최우수여자연기상 (드라마 부문): 헬렌 미렌 <더 퀸>
최우수남자연기상 (드라마 부문): 포레스트 휘태커 <라스트 킹 오브 스코틀랜드>
최우수작품상 (뮤지컬·코미디 부문): <드림 걸스>
최우수여자연기상 (뮤지컬·코미디 부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최우수남자연기상 (뮤지컬·코미디 부문): <보랏>
최우수여자조연연기상: 제니퍼 허디슨 <드림걸스>
최우수남자조연연기상: 에디 머피 <드림걸스>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이오지마로부터 온 편지>
최우수감독상: 마틴 스코시즈 <디파티드>
최우수각본상: 피터 모건 <더 퀸>
최우수음악상: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페인티드 베일>
최우수주제가상: <The Song Of The Heart> (<해피피트>)
최우수애니메이션상: <카>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