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1월16일
장소 메가박스 신촌
이 영화
황당 사건들을 겪게 되면서 커플로 맺어지는 두 남녀의 이야기. 형사인 강재혁(이동욱)은 뛰어난 무술실력에 철두철미한 정의감까지 갖고 있다. 그는 거리에서 오뎅을 먹고 있던 최수진(현영)과 부딪치는 바람에 용의자를 놓치게 된다. 강재혁은 날카로운 물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서리 공포증의 소유자. 그는 수진과의 충돌로 자신의 배에 꽂힌 오뎅꼬치를 보고서 정신을 잃기까지 한다. 반면 기자 일을 하는 최수진은 펜으로 세상을 바꾸겠다고 호언하지만, 정작 그녀에겐 연예인들의 스캔들을 헤집는 임무만이 주어진다. 게다가 강재혁과의 사고로 애지중지하는 차량까지 견인되는 상황을 맞는다. 악연은 질기다고, 두 사람은 연예인이 연루된 마약사건을 뒤쫒으면서 끊임없이 부딪치게 되고, 예상하지 못했던 사랑의 기운도 서서히 움트기 시작한다.
말X3
“극중에서 기자 역을 맡은 현영 씨를 보고 기자들은 원래 저러지 않는데라며 우롱했다고 항의하실까봐 걱정이 된다”(김정우 감독)-정말 걱정이 됐나 보다. 현영은 감독의 말에 뒤이어 영화 속 삽입곡 일부를 “난생 처음 라이브”로 부르기까지 했다.
100자평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는 실수투성이 여기자와 다혈질 형사 사이에서 끊이지 않는 신경전이다. 우연과 과장을 남발한 사건사고, 억지스러운 드라마 전개에 흥미를 잃다가도 현영과 이동욱이 말싸움을 벌일 때만큼은 아무 생각없는 몰입이 가능해진다. 적당한 애드립, 적당한 연기력, 적당한 개인기들이 만나 조화를 잘 이뤘다. 이 ’대사빨’과 함께 <최강로맨스>의 최강 약빨은 바로 ’현영빨’. 그녀가 등장할 때마다 관객은 ’최선’과 ’열심’이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옆모습이 멋있는 이동욱의 힘도 크지만 온 몸을 불살라 연기한 현영이 이 영화의 일등공신이다.
<씨네21> 박혜명 기자
따지고 보면 안 된다. 실소조차 안 나오니까. 과거 열혈 운동권이었다는 최수진의 회상 장면이 말해주듯이, 이 영화의 설정들은 어떤 또다른 상황을 불러오기 전에 그 자체로 웃음을 호소한다. 물론 그러한 전략이 얼마나 폭소를 자아낼지는 의문이다. 덧붙여, 배우들은 밉지 않다. 이동욱과 현영은 기대 수준을 뛰어넘는 뭔가를 보여주진 못하지만, 그렇다고 한참 부족한 것도 아니다. 감초로 나오는 전수경, 이정헌, 그리고 악역의 장현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좀 지루하다. 개인기를 보다가 사건을 뒤따르다가 다시 개인기를 보다가 사건을 뒤따르다가. 구성 패턴이 단순하고, 리듬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아쉽다. 극중 내내 한결같은 캐릭터 또한 마찬가지.
<씨네21> 이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