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 리뷰]
우디 앨런과 스칼렛 요한슨의 만담같은 코미디, <스쿠프> 첫 공개
2007-01-18
글 : 김혜리

일시 1월18일 오후 2시
장소 서울극장

이 영화
저널리즘을 전공하는 미국 대학생 산드라(스칼렛 요한슨)는 방학을 맞아 런던의 친구 집에 머물며 유명인 인터뷰를 시도하지만 여의치않다. 그녀는 마술사 시드니(예명 스플렌디니, 우디 앨런)의 쇼를 구경 갔다가 무대 위로 올라가 ‘차이니즈 박스’에 들어가는데 거기서 민완 기자 조 스트롬벨의 유령을 만난다. 저승 가는 배에 동승한 여자로부터 귀띔 받은 특종(scoop)이 아까워 잠깐 돌아온 스트롬벨은 매춘부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이 라이먼 경의 아들인 피터라며 취재를 부탁한다. 야심에 불타는 산드라는 시드니를 끌어들여 부녀 지간을 가장해 피터 라이먼(휴 잭맨)에게 접근하지만, 나무랄 데 없는 귀족 청년의 매력은 그녀의 ‘기자 정신’을 위협한다.

100자평
우디 앨런의 영화는 심각한 부류와 유쾌한 부류, 앨런이 출연하는 작품과 그렇지 않은 작품으로 나눌 수 있는데 <스쿠프>는 우디 앨런이 출연하는 유쾌한 코미디다. <맨해튼 살인 미스터리> <스몰 타임 크룩스> <뉴욕 스토리>의 기억을 불러내는 구석이 있다. 범죄의 플롯은 드라이저의 <아메리카의 비극>을 그대로 반영했고 스칼렛 요한슨은 캐서린 헵번이나 로잘린드 러셀을 몽상한다. 명색이 미스터리지만 수수께끼가 지극히 단순해서 풀려고 굳이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대신 <스쿠프>의 요체는 요한슨과 앨런, 2인조의 만담에 가까운 스크루볼 코미디다. <호두까기 인형> <백조의 호수>같은 발레음악에 맞춰 일사천리로 흘러가는 이 모험담은, 몇몇 근육은 쓰지 않고 콧노래를 부르며 수월하게 만든 인상을 준다. 안경 낀 여자 캐릭터를 ‘미운 오리 백조되기’ 식 설정을 빌지 않고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볼 수 있다는 점도 즐겁다.
<씨네21> 김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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