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겟돈> 1월27일(토) SBS 밤 12시5분
지구가 절멸의 위기에 처했다. 거대한 행성의 위협에 맞서 동원된 최후의 희망은 브루스 윌리스를 위시한 굴착 전문가 집단. 목숨을 거는 대가로 “교통 딱지를 전부 없애줄 것”을 슬쩍 부탁하는 괴짜들 중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척으로 등장한 윌 패튼이다. 소심한 실패자로 등장한 그는 그러나 클라이맥스에 이르러 ‘영웅’으로 부상하며 영화의 최루성 수치를 한껏 높인다. 패튼은 딱히 기억에 남는 특징없이 무난하게 말쑥한 인상을 가진 배우다. 친근하지만 왠지 이름은 잘 떠오르지 않는 타입의 배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수년간 오프 브로드웨이 무대를 전전하며 도약을 꿈꾸던 윌 패튼은 <노 웨이 아웃>에서 진 해크먼의 교활한 보좌관 스캇으로 등장하며 할리우드에 기반을 마련했다. 20년 이상 스크린에 몸 담았던 그의 필모그래피는 끝없이 이어진다.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경찰(<카피캣>), 절도범의 뒤를 캐는 보험회사 조사관(<엔트랩먼트>), 미식축구팀 코치(<리멤버 타이탄>) 등 알 만한 영화 속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맡아왔지만, 그는 늘 캐릭터에 스며들어 자신의 모습을 숨겨왔다. “굳이 하나의 인상으로 각인되고 싶지 않다. 어떤 역할을 맡건 그 인물 자체로 다가갈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패튼은 규정되지 않은, 무한한 화폭을 가진 배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