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 리뷰]
무협과 코미디의 만남,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첫 공개
2007-01-24
글 : 최하나

일시 1월25일
장소 메가박스 신촌

이 영화
택견현준, 검도성국, 쿵후오중. 아이돌 그룹 멤버가 아니다.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에 등장하는 세 명의 주인공은 각각 세 가지의 무술을 대표하는 도장의 주인이다. 충청도의 작은 마을, 중국집 무림각을 사이에 두고 도장을 운영 중인 택견 김관장(신현준)과 검도 김관장(최성국)은 동네 아이들을 자신의 수련생으로 포섭하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는 관계. 어느날 무림각에 쿵후도장이 들어서면서 새로운 김관장(권오중)이 또 다른 경쟁자로 등장하고, 세 명의 김관장들은 수련생 모집 뿐 아니라 무림각 사장(노주현)의 딸 연실(오승현)의 사랑을 얻기 위해 한판 대결을 준비한다. 하지만 마을이 신도시 개발 예정지로 선정되면서, 툭닥대던 이들의 일상에는 불길한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다. 부동산 매입으로 이권을 차지하기 위한 조폭 세력이 마을 사람들을 협박하고 나선 것. 이제 세 김관장은 힘을 합쳐 적을 몰아내야 한다.

말X3
“영화를 제작하는데 2년, 시나리오를 준비하는데 5년이 걸렸다. 10년 전 연출부 막내시절 인연을 맺었던 신현준과 이렇게 감독과 배우로 만나게 되어서 행복하다.”(감독 박성균)
(<맨발의 기봉이>와 닮았다는 말에)“지적당할 줄 알았다.(웃음) 사실 기봉이를 연기할 때 너무나 행복했었고, 지금도 종종 기봉이를 흉내내고 다닌다. 아직 기봉이가 내 몸에 배어있는 것 같은데, 오늘부터 깨끗하게 버리겠다.(웃음)”(신현준)

100자평
웅장한 무협영화 풍으로 문을 여는 영화는 곧 어깨의 힘을 뺀다. 지방 소도시, 코딱지 만한 도장의 관장들은 심신 단련보다는 월세납부에 관심이 많고, 수련생을 하나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몸부림을 친다.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의 전략은 명백하다. 명예와 승부로 대변되는 무술 세계의 ‘가오’와 치졸하기 그지 없는 캐릭터의 대비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것. 적어도 영화의 중반부까지, 전략은 대체로 성공적이다. 낮에는 죽도를 휘두르고, 밤에는 봉고차 타이어에 구멍을 내는 김관장들의 이중생활은 웃음을 자아낸다. 관장들의 애타는 마음에는 무심한듯 이 도장에서 저 도장으로 우르르 몰려다니는 동네 아이들의 모습도 귀엽게 그려졌다. 하지만 세 관장이 힘을 합쳐 ‘악의 세력’을 물리치는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영화는 진부한 길을 걷는다. 손바닥을 관통하는 젓가락이나 탈을 뒤집어 쓴 무림 고수등 억지스러운 설정들도 웃음을 반감시키는 요소다. 배우들의 호흡은 나쁘지 않다. 적당히 망가지고, 제법 능숙한 무술까지 선보이는 신현준, 최성국, 권오중 트리오는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최하나/ <씨네21>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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