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8일부터 28일까지 11일 동안 미국 유타주의 파크시티에서 열린 작은 영화들의 축제, 선댄스영화제가 수상작을 발표하며 막을 내렸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불법 입국한 10대 소년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아버지를 찾아서 뉴욕을 헤매는 이야기, 크리스토퍼 잘라 감독의 <파드레 누에스트로>(Padre Nuestro)가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다큐멘터리 부문에서의 심사위원 대상은 브라질의 부패와 범죄를 기록한 <만다 발라>(Manda Bala)가 수상했다.
관객상은 존 쿠색이 출연한 영화 <그레이스 이즈 곤>(Grace Is Gone)이 받았다. <그레이스 이즈 곤>에서 존 쿠색은 이라크에서 전사한 아내의 소식을 딸들에게 조금이라도 늦게 알리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아버지로 출연해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각본과 연출을 겸한 제임스 C. 스트라우스 감독에게 각본상까지 안겨준 <그레이스 이즈 곤>은 이번 선댄스 마켓에서 배급권이 팔린 영화 중 하나다.
영화제의 집행위원장 제프리 길모어는 "올해 선댄스영화제는 인디영화들의 바람직한 현재상과 미래상의 가능성을 열었다"며 2007년을 영화제 역사상 기억할 만한 해라고 표현했다. 또한, 전쟁, 가족, 국제적인 주제를 다룬 영화들도 영화제의 깊이와 폭을 확장시켰다고 영화제 관계자들은 평했다. 올해로 23회를 맞은 선댄스영화제의 이번 수상작들에 대해 <로이터>는 외부의 이야기로 눈을 돌렸다는 점에서 고립되고 개인적인 영화를 보여줬던 1990년대의 수상작들과는 다른 지점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2007년 선댄스 수상작의 또 다른 특징은 외부 환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가족에서의 안정을 찾는 모습을 그린 영화가 많다는 점이다. <파드레 누에스트로>와 <그레이스 이즈 곤>은 각각 불법 이민과 전쟁에서의 죽음을 두고 가족의 결속을 보여준다.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관객상을 받은 <여기, 지금>(Here and Now)는 귀머거리인 감독의 친부모가 수술을 결심한 1년 동안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월드시네마 극영화 부문 심사위원상은 드로 샤울 감독의 <내가 살던 키부츠>(Sweet Mud)에게 돌아갔다. <내가 살던 키부츠>는 1970년대 키부츠에서 정신병으로 시달리는 어머니를 보살피는 한 소년의 이야기다. 다큐멘터리 부문의 심사위원상은 아프가니스탄의 여성정치가의 삶을 다룬 덴마크의 <에너미즈 오브 해피니스>(Enemy of Happiness)가 받았다.
심사위원특별상은 논픽션 영화 <끝이 안보인다>(No End Insight)가 수상았다. <끝이 안보인다>를 연출한 찰스 퍼거슨 감독에게도 다른 많은 감독들처럼이라크전에 대해 미국이 앞으로 가져야할 태도에 대해서 말할 기회가 주어졌다. 퍼거슨 감독은 "이라크 입장에서는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 나라(미국)가 미래의 태도를 바꾸는 데에는 늦지 않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월드시네마 관객상은 아일랜드 뮤지컬 <원스>가 드라마 부문을, <달의 그늘에서>(In the Shadow of the Moon)가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했다. <달의 그늘에서>는 영국 감독 데이비드 싱톤의 연출로 아폴로 우주인들의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그려냈다.
부부 감독인 션 파인과 안드레아 닉스 파인은 <워/댄스>(War/Dance)로 다큐멘터리 부문 감독상을 수상했다. 촬영을 시작하기 전까지 감독들도 이 이야기를 믿을 수 없었다는 우간다의 어린이 병사들에 대한 이야기다. 파인 부부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 인 것을 알지만 우리가 말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극영화 부문 감독상은 제프리 블릿츠가 연출한 <로켓 사이언스>(Rocket Science)가 받았다. <로켓 사이언스>는 말더듬이 고등학생이 토론팀에 가입해 사랑을 키워나가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