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샬롯의 거미줄>의 스프링 돼지, 다코타 패닝을 말하다
2007-02-02
글 : 김현정 (객원기자)

다코타, 내게도 목도리를 줘!

흠, 흠, 마이크 테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됐군요.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샬롯의 거미줄>에 출연한 스프링 돼지 윌버라고 합니다. 스프링 돼지가 뭔지 궁금하시다고요. 스프링 돼지란 봄에 태어나서 크리스마스가 되면 입에 사과를 물고 통구이가 되어야만 하는 돼지를 말한답니다. 뭐, 정확하게 말하자면 저는 윌버 역으로 출연한 돼지 50마리 중 하나예요. 하지만! 다코타는 자기처럼 눈이 파랗다면서 저를 가장 예뻐했다고요. 그러니까 제가 이렇게 다코타를 소개하려고 이 자리에 나온 것 아니겠어요? 그럼 지금부터 예쁘고 영리하고 사려 깊은 다코타 패닝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사실 조금 질투가 나기는 하지만 다코타는 이미 사랑하는 애완동물이 있다고 해요. 두살에 글을 읽어 네살에 초등학교 1학년으로 월반을 했다는 똑똑한 다코타지만 어린아이는 어린아이인지, 아주 어릴 적부터 강아지가 갖고 싶다고 엄마에게 졸랐답니다. 그런데 엄마는 언제나 “지저분해서 안 돼!”라고 했다고 해요. 그러던 2006년 어느 날 다코타는 미니어처 슈나우저와 토이 푸들을 교배한(에휴, 어렵기도 하죠? 저는 그저 스프링 돼지인걸요) 루 엘렌이라는 강아지를 가지게 되었대요. “언제나 꿈꾸던 하얗고 복슬복슬한 강아지야. 정말 완벽해.” 다코타는 눈치도 없이 저를 안고 그렇게 조잘거렸답니다. “나는 골디라는 말도 있어. <드리머>에 같이 출연했던 커트(커트 러셀)가 선물해줬는데, 나는 가끔 걔를 보러가. 물론 타기도 하고. 예전엔 플라운더라는 금붕어도 있었는데 죽어버렸단다. <아이 엠 샘>에 출연하면서 슬픈 연기를 해야 할 때면 그 아이를 떠올리곤 했어”라고도요. 그래도 모처럼 천진난만해진 다코타의 모습을 보니 아직 아기인 제가 다 기분이 좋더군요. 다코타를 언제 봤다고 아는 척을 하느냐고요? 세상엔 눈으로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답니다. 그런 게 기적인데요, <샬롯의 거미줄> 또한 기적에 관한 영화라고 할 수 있지요, 어흠!

어쨌거나 동물을 좋아해서인지 다코타는 우리하고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우리라고 하면, 거위인 거시 아줌마 부부, 젖소 빗시와 벳시, 생쥐 템플턴, 말 아이크, 사무엘과 양들을 말하는 거지요. 물론 거미인 샬롯도 있어야 했겠지만 진짜 거미하고 연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저는 언제나 허공에 대고 말을 했어요. “샬롯, 나하고 친구가 돼줘요!” “샬롯, 나는 첫눈을 보고 싶어요!” 사실 조금 창피했어요. 그럴 때마다 힘이 되어준 친구가 바로 다코타지요. 아주 어릴 적에 <샬롯의 거미줄> 동화책을 읽었다는 다코타는 어찌나 일도 열심히 하는지 촬영을 하면서도 <샬롯의 거미줄>을 들고 다녔답니다. 언제나 어른스러운 역만 했고 또 실제로도 어른스러운 다코타는 고민이 많았어요. 그럴 때면 다코타가 찾는 것이 50마리 돼지 윌버 중 오직 한 윌버, 바로 저였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펀(이게 다코타의 이름이에요)을 알고 있잖아? 그들이 그리고 있는 펀에 맞추어야 할 텐데….” 그러나 다코타는 감독님의 한마디를 듣고 바로 알아차렸답니다. “다코타, 너는 너만의 느낌으로 펀을 연기하면 되는 거야.” 한번 직접 보세요. 다코타가 연기한 펀이 얼마나 귀엽고 착하고 고집도 센지. 엄마돼지 젖꼭지 개수가 모자란다며 윌버를 죽이려는 아버지에게 맞서는 다코타! 정말 야무지다고요.

그런데 요즘 다코타에겐 조금 걱정되는 일이 생겼답니다. 샬롯의 아기들의 거미줄을 타고 멀리 선댄스에서 전해온 소식에 따르면 다코타가 <샬롯의 거미줄> 다음으로 출연했던 영화 <하운드독> 때문에 난리가 났대요. 다코타가 엘비스 프레슬리 투어 티켓을 얻으려는 소녀로 출연하는데, 그러다가 강간을 당한다나요. 그런데, 강간이 뭐죠? 어쨌든 똑똑하기로는 여전한 다코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나는 전에도 어른의 문제를 다루어본 적이 있어요. 그건 단지 다른 캐릭터와 스토리를 만난 것뿐이었죠. 그게 내가 연기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그리고 그런 여러 가지 일들을 거쳐보지 않는다면 나는 결코 살면서 맞닥뜨리는 나만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을 거예요.” 흠, 아직 2년도 살아보지 못한 저에겐 좀 어려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살다보면 별별 일을 다 겪는다, 뭐 이런 이야기 아닐까요?

어쨌든 다코타와 촬영하는 일은 정말 즐거웠답니다. 한 가지 마음 상한 점은 뜨개질을 좋아하는 다코타가 스티븐 스필버그와 팀 로빈스와 톰 크루즈 등등에게 목도리를 선물했다는데, 저에겐 손수건 한장 떠주지 않았다는 거! 첫눈을 맞고 뛰어다니려면 나도 목도리가 필요한데 말이에요. 아, 이야기를 너무 많이 했더니 꿀꿀이죽통이 너무 그리워졌어요. 여러분, 이제 안녕을 고해야 할 시간이군요. 마지막으로 다코타가 <샬롯의 거미줄>을 보러오는 어린이 친구들에게 하고 싶었다는 말을 전해드릴게요. “나는 여러분이 우정의 중요성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삶을 살아간다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도요. 우리는 모두 특별한 일을 하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어요. 어떤 사람들은 기적이 아주 크고 특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날마다 그저 기적을 스쳐 지나가고 있는지도 몰라요.” 정말 놀라운 정리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지금까지, 다코타를 무지하게 그리워하고 있는 저, 50마리 윌버 중 하나가 전해드렸습니다.

사진제공 UPI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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