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이 차기작 방향을 급선회해 다시 음악과 관련된 영화를 만든다. 당초 파격적인 소재를 다루는 <매혹>이라는 영화를 준비 중이던 이준익 감독이 차기작으로 <즐거운 인생>을 제작한다고 밝혔다. 기영, 성욱, 혁수라는 세 아저씨가 현실에 부대끼면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잊지 못하고 밴드 활화산을 재결성하는 이야기인 <즐거운 인생>은 <라디오스타>의 따뜻한 정서를 연상시키는 영화가 될 전망이다. 애초 40대 남성과 젊은 여성의 격정적인 멜로영화 <매혹>을 준비하다가 급작스럽게 신작을 바꾼 데 대해 이준익 감독은 "투자사인 시네마서비스에서 시나리오를 보더니 '너무 세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최석환 작가와 2시간동안 회의를 해서 아이템을 결정지었고, 최석환 작가가 사흘만에 시나리오 초고를 썼는데 아주 만족스러웠다. 일사천리로 진행된 일이다"라고 말했다.
<즐거운 인생>은 정진영, 김윤석, 김상호 등 이미 주연 캐스팅도 확정지었다. <왕의 남자>에서 연산으로 열연했던 정진영은 명예퇴직을 당하고 무기력하게 살아가다가 친구의 장례식에서 돌아오는 길에 활화산의 재결성을 결심하는 보컬 겸 기타 기영 역을 맡았다. <타짜>에서 아귀 역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였던 김윤석은 낮에는 택배, 밤에는 대리운전으로 피곤함에 시달리면서도 밴드의 꿈을 잊지못하는 베이스기타 주자 성욱 역을 담당한다. <타짜>의 박무석, <연애,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전상무 등으로 인상깊은 서민상을 보였던 김상호는 드러머 혁수로 활화산 밴드에 합류한다. 혁수는 중고차판매상으로 캐나다에 가족을 보내고 외로워하는 기러기 아빠.
<라디오스타>에 이어 <즐거운 인생>을 제작하는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는 “활화산은 대학교 때 가요제 예선에서 탈락한 밴드다. 어느날 친구 한명의 장례식에서 세 남자가 오랫만에 모인다. 그들은 옛 이야기를 나누며 회상에 젖고 밴드를 재결성하기로 결심한다. 전반적으로 캐릭터의 페이소스가 강하다. <와이키키 브라더스>나 <풀 몬티>의 정서와 맞닿고 이런 컨셉의 영화는 보편적이만 이준익 감독 특유의 휴머니티를 기대하고 있다. 어깨가 무겁고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영화가 나올 것 같다. <라디오스타>의 감성적 측면과 상통하는 면이 있다. 다만 <라디오스타>가 거울을 보듯 공감하는 영화였다면 <즐거운 인생>은 스스로가 움직이는 듯 동참하는 영화가 될 것. 세상의 모든 남자들이 활화산 밴드의 세 남자 중 최소한 하나에게는 자기 삶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익 감독의 <즐거운 인생>은 3월 중순 촬영에 돌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