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여기자의 이미지에 딱히 반박할 생각은 없다. <여우야 뭐하니>의 고현정처럼 약간 서툴긴 해도 귀엽고 예쁜 여기자나, <최강로맨스>의 현영처럼 목소리가 특이해 취재원들로부터 짜증을 사지는 않을까 걱정되긴 해도 몸매가 예술인 여기자가 세상 여기자를 대표하는 이미지라고 한다면, 그들과 정반대의 이미지를 가진 나로서는 얼렁뚱땅 묻어가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게 아니다. 하지만 <최강로맨스>를 보다 보니 저렇게 오해하면 어쩌지 하는 장면들이 수시로 눈에 띈다. 일단, 가수에게서 스캔들에 관한 정보를 캐려고 술집에서 단둘이 만나 성희롱까지 당하는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자. 언론사에도 여러 종류가 있고, 연예부는 연예부 나름의 취재법이 있을 것이다. 배우나 가수들과 친분이 있는 기자들도 당연히 있지만, 그렇다고 <최강로맨스>식의 취재법이 일반적인 건 아니라는 말씀. 영화잡지의 예를 들면, 취재가 이루어지는 곳은 사진촬영을 겸할 수 있는 스튜디오나 커피숍이다. 가수가 마약이 든 사탕을 기자에게 돌려 먹이는 일이 영화에서처럼 일어난다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뿐만 아니라, 극중에서는 현영이 사회부에 가고 싶다며 실습을 위해 헐벗은 옷차림으로 호스트바에 가서 술을 떡이 되도록 마시는 장면도 등장한다. 일반적으로 신문사에서 인사가 나는 방식은 기자들의 희망사항을 일단 제출받은 뒤 회사가 알아서 마음대로 발령을 낸다. 사주의 딸과 호스트바에서 실습 운운하면서 놀았다가는 오히려 잘못 ‘찍힐’ 가능성도 있다는 말씀. 특히 이동욱에게 앙심(?)을 품은 현영이 이동욱에 관련된 인터뷰를 왜곡해서 편집해 내보내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되는 왜곡보도다. 현영이 내보내고 싶어하지 않았던 마지막의 총기오발사고야말로 특종이 되는 세상이, 사회부니까.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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