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소유의 미국 방송사 <ABC>의 인기 TV시리즈 <그레이 아나토미>가 변화를 꾀한다. 닥터 애디슨 몽고메리(몽고메리-셰퍼드 였으나 이혼하면서 몽고메리로 성을 수정했다)를 주인공으로 하는 스핀오프 드라마를 준비한다는 것. 확정된 사실은 아니지만, <그레이 아나토미>의 외전격인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될 수도 있다는 뉴스를 <로이터> <Zap2it> 등의 외신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보도한 내용을 중심으로 기사화했다.
케이트 월시가 연기하는 닥터 애디슨 몽고메리는 닥터 데릭 셰퍼드(패트릭 뎀시)의 전부인으로 1시즌 마지막 회에 등장해 메레디스 그레이와 삼각관계를 이뤘으나, 극이 진행됨에 따라 안정적인 고정 출연자로 자리 잡았다. 현재 미국에서 방송중인 3시즌에서 몽고메리는 차기 외과 과장 자리를 염두해 두는 한편, 인턴 중 한사람과 애정라인을 보여주는 등 안정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그레이 아나토미>의 각본가 숀다 라임스는 5월 중 방송되는 에피소드 중 2시간 분량을 애디슨 몽고메리의 이야기로 구성할 계획이며 이는 스핀오프를 뒷받침하는 파일럿 구실을 하게된다. 사실 이 스핀오프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 <ABC> 텔레비젼 스튜디오의 대변인은 케이트 월시와의 계약이 확실해졌다고 한 반면, 각본가의 라임즈와의 계약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타이틀도 미정이며 이야기의 배경이 시애틀이 될지, 뉴욕이 될지 조차 정해지지 않았다고.
TV 시리즈 역사에서 스핀오프 프로그램이 성공한 경우는 드물다. 특히 최근들어 이전 프로그램에서 존재하는 캐릭터를 추출해 새로운 시리즈를 창조하는 것에 대해서 급변하는 TV 비지니스 업계에서는 꺼리는 편인데, 시트콤 <프렌즈>의 인기 캐릭터 조이를 주인공으로 한 새 시리즈 <조이>의 실패가 그 예이다. 성공한 스핀오프로 대표되는 <CSI> 역시 전혀 새로운 캐릭터와 세팅으로 만들어낸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TV 프로그램 시청률 경쟁에서 바닥을 기던 <ABC>가 비행기 조난 스릴러 <로스트>를 시작으로 시청률 1위 채널로 뛰어 오른지 불과 2년이 지났기 때문에 방송사 입장에서는 쉽게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3시즌을 시작하며 <로스트>의 주요 연령대(18세~49세) 시청률이 지난 시즌에 비해 23% 하락하는 실정이기에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미 익숙한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쉽게 시청률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에 스핀오프는 매력적이다. 현재 <그레이 아나토미>는 TV 드라마 시리즈 중에서는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그레이 아나토미>보다 주요 연령대 시청률이 우수한 프로그램은 <아메리칸 아이돌> 뿐이다. 현재 각본가 숀다 라임스는 여성 저널리스트를 주인공으로 하는 새로운 파일럿을 준비중이므로 <그레이 아나토미>의 스핀오프가 탄생할 가능성은 5월 이후로 점쳐봐야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