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기는 승천할 수 있을 것인가. 한국영화 사상 최대 규모인 700여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심형래 감독의 <D-WAR>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D-WAR>는 용이 되기 위해 여의주를 차지하려는 이무기들의 전쟁을 그린 SF영화로, 2003년 2월 처음으로 공개됐다. 심형래 감독은 당시 “<쥬라기 공원>의 공룡처럼 진짜 같은 용을 만들겠다”며 “2004년 여름 시즌에 개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년이 넘도록 개봉이 지연되면서, <D-WAR>의 행보는 점차 잊혀졌다. 오랜 침묵이 깨진 것은 지난해 3월. 쇼박스가 투자 및 배급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1월 심형래 감독은 본격적인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치솟은 제작비를 회수하기 위해선 해외 판로의 확보가 필수인 만큼 미국 개봉을 우선 확정짓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 <D-WAR>의 완성본이 처음 공개된 것은 지난해 11월 LA에서 열린 아메리칸필름마켓(AFM). 일본의 SF영화사이트 ‘사이파이 재팬’은 “CG는 뛰어나지만 스토리나 연출이 관객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했고,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유러피안필름마켓(EFM)에서 이 영화를 본 <버라이어티>의 데릭 앨리는 “A급의 특수효과와 Z급의 시나리오가 만났다”며 “가장 비싼 DVD용 컬트영화가 될 것 같다”는 혹평을 선사했다. <D-WAR>가 과연 언제쯤 관객을 만날 수 있느냐는 아직까지도 미지수다. 쇼박스의 한 관계자는 “현재 미국 배급사와 개봉 시기를 놓고 협상 중”이라며 “올해 여름 성수기에 미국에서 개봉하는 것이 목표고, 그에 따라 국내 개봉 시기도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