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월26일
장소 스폰지하우스 시네코아
이 영화
맥주회사 상품개발팀에서 일하는 형 아키노부 마미야(사사키 쿠라노스케)와 초등학교 직원인 동생 테츠노부 마미야(츠카지 무가)는 둘도 없는 단짝이다. 나란히 앉아 야구경기 스코어를 기록하고, 영화를 보며 눈물을 훔치는 형제는 길을 걸을 때도 가위바위보를 하며 장난을 칠 만큼 유년기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마미야 형제에게 단 하나 부족한 것은 연인의 존재. 연애경험이 전무한 형제는 여자친구를 만들어 보겠다는 목표로 집에서 카레파티를 열기로 결심한다. 첫 파티의 초청 대상이 된 것은 테츠노부의 직장동료인 쿠즈하라 선생(도키와 다카코)과 단골 비디오가게 점원인 나오미(사와지리 에리카). 떨리는 가슴으로 파티를 치러낸 마미야 형제에게는 어느새 사랑이 찾아온다. 에쿠니 가오리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100자평
에쿠니 가오리의 표현을 빌리자면, <마미야 형제>는 “볼품없는, 어쩐지 기분 나쁜,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너저분한” 남자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영화는 형제의 모습을 희화화하며 웃음을 끌어내는 대신,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만큼 담담한 시선으로 그들의 일상을 좇아간다. 가위바위보를 하고, 낱말 퍼즐을 맞추며 즐거워하는 30대의 성인 남자들. 영화는 형제의 모습을 단순한 순수나 퇴화의 차원이 아닌, 하나의 대안적 삶의 방식으로서 제시한다. 소소한 일상에서 기쁨을 찾을 줄 알고, 타인과의 소통에 진심을 다하는 형제는 세상의 논리에는 재빠르게 적응하지 못하지만, 아픔에 쉽게 무너지지도 않는다. 세상이 상처를 입힐 때마다 그들은 함께 주먹밥을 나누거나 신칸센을 바라보며 서로의 어깨를 다독인다. 자신만의 호흡으로, 단순하지만 건강한 걸음으로 삶을 헤쳐나가는 형제를 영화는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마미야 형제>는 형이 동생에게 살며시 건네는 새하얀 주먹밥처럼 담백하면서도 따스한 영화다.
최하나/<씨네21>기자
천진난만한 두 형제의 유쾌한 생태 보고서, <마미야 형제>는 자신들만의 놀이에 빠져 사는 두 남자의 일상을 잔잔히 따라간다. 영화는 순진한 형제의 ‘오타쿠’적 생활이 주변 사람들과 만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그동안 놓치고 있던 무언가를 뒤돌아보게 한다. 별다른 사건은 일어나지 않지만, 영화는 흐뭇한 행복감을 기발한 유머에 실어 지루하지 않게 전달한다. 일본 영화정보 사이트 에가닷컴(www.eiga.com)은 오타쿠들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또 하나의전차남 이야기’라고 요약했다. <마미야 형제>는 단관 개봉을 목표로 만든 영화지만 막상 개봉 하자 예상외의 반향을 일으키며 일본 내에서 4억 엔 이상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
김민경/<씨네21>기자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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