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는 잊어라. 현재 극심한 불황을 맞고 있는 영화계가 성수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영화사들은 본격적으로 관객이 몰리기 시작하는 5월 초부터 활황시장인 여름 시즌까지 대형 블록버스터영화를 전략적으로 배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07년 블록버스터 시즌을 개막하는 영화는 5월4일 선을 보이는 <스파이더맨 3>다. 할리우드 역사상 최고의 제작비인 3억달러를 들인 이 영화는 어두운 기운에 사로잡히는 스파이더 맨의 이야기를 다룬다. 5월23일에는 잭 스패로우 선장의 유쾌한 선상 활극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가 지난해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의 성공을 이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잡혀 있는 개봉 스케줄에 따르면 올 여름 최대의 격전장은 6월6일이다. 대니 오션 일당의 세 번째 활극을 그리는 <오션스 13>, 슈렉의 왕 후계자 찾기 프로젝트 <슈렉3>, 그리고 송혜교가 주연하는 대작 사극 <황진이>가 나란히 개봉하는 이날은 본격적인 여름 시즌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6월28일에는 12년 만에 컴백을 선언한 존 맥클레인 형사의 <다이하드4.0>이 선보이며, 6월과 7월 사이에서 자리를 찾고 있는 마이클 베이 감독의 로봇액션영화 <트랜스포머>와 다시 뭉친 초능력자들의 액션을 그린 <판타스틱4: 실버서퍼의 위협> 또한 극장에 걸리게 된다.
각 학교의 방학이 시작되는 7월에도 대형영화들이 펼쳐진다. 7월12일 개봉하는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은 5편째인 이 시리즈 중 가장 정치적 냄새가 많이 나는 영화가 될 전망이며, 7월27일 보여지는 픽사의 애니메이션 <라따뚜이>는 요리사가 되고 싶은 시궁쥐의 아이러니한 상황을 코믹하게 다루게 된다. 7월27일에는 미국의 스테디셀러 TV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최초 영화판 <심슨 가족 더 무비>이 ‘2D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개봉할 예정이다. 광주민주화운동을 그린 한국영화 대작 <화려한 휴가>는 개봉시기를 놓고 고민해오다 7월쯤 첫선을 보이는 것으로 잠정 확정지었다. 심형래 감독의 초대형 블록버스터영화 <디 워>도 미국 배급이 결정되는 대로 개봉 스케줄을 잡을 예정으로, 현재로서는 7월이 가장 유력한 분위기다. 이외에도 서핑하는 펭귄을 소재로 한 리얼리티 쇼 형식의 애니메이션 <서핑 업>은 8월9일 극장을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