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괴물, 미국시장도 먹어버릴까
2007-03-12
글 : 김도훈
괴물, 미국시장도 먹어버릴까
<괴물>

<괴물>이 미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인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현지시각으로 지난 3월9일 금요일 뉴욕과 LA를 비롯한 전미 68개관에서 동시 개봉했다. 개봉을 앞두고 터져나온 현지 언론들의 리뷰는 대단히 호의적이다. 미국 언론의 영화평을 모아서 싣는 로튼토마토닷컴(www.rottentomatoes.com)에서 <괴물>은 95%의 신선도를 기록 중이며, 그중에서도 정선된 언론의 리뷰만 수록하는 ‘Cream of the Crop’ 섹션에서는 현재까지 100%의 신선도를 지키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괴물>이 할리우드 B급몬스터영화의 쾌감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지적인 관객에게 어필하는 영화라는 점을 높이 사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봉준호는 B급영화와 팝컬처, 비디오컬처를 아주 잘 알고 있다. 대단히 즐길 만한 모험담 <괴물>은 인텔리한 사람들이 선택할 만한 몬스터영화”라고 평했고, <AP통신>은 “봉준호는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의 엉덩이를 걷어차는 강렬한 영화를 재간있게 만들어냈다. 자신만의 장르영화를 만들 능력이 있을 만큼 자신만만하다”고 찬사를 보냈다. 박스오피스닷컴 역시 “통렬한 풍자로까지 나아가는 드문 호러영화의 진화”라는 말로 <괴물>의 다층적인 장르적 감수성을 칭찬했다.

미국 언론은 <괴물>이 기저에 깔고 있는 반미정서에 대해서도 비교적 호의적인 평을 내놓고 있다. <AP통신>은 “최고의 가능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반미영화”라고 짤막하게 언급했고, 프리미어닷컴은 “어떤 미국인들은 타국이 영화를 통해 미국을 풍자하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겠지만, <괴물>의 미국 때리기는 의도보다 훨씬 더 웃기는, 덤덤하게 사실적인 스타일로 그려진다”고 평했다. 그러나 봉준호의 정치적 풍자정신이 순수 오락영화로서의 속도를 늦춘다는 불평도 있다. ‘lyt’s weblog’의 운영자는 “관객은 괴물을 좀더 보고 싶어하겠지만 괴물이 돌아오는 데는 거의 영원한 시간이 걸린다. 영화의 일부분은 대단한 재미로 가득하지만 나머지는 지나치게 길고 느슨하다”고 불평했고, ‘릴필름리뷰’ 역시 “정치적 파생효과 등의 요소들이 영화의 진행을 늦춘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국가에서 주목할 만한 흥행성적을 내놓지 못한 <괴물>은 미국시장 진출을 기점으로 독일과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지난 2004년과 2005년 개봉한 <태극기 휘날리며>와 <태풍>은 각각 34개와 27개 스크린을 통해 미국시장에 진출했으나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만이 70여개 스크린에서 장기 상영되어 총 238만달러의 높은 흥행수익을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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