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극한의 스파이더 맨, 최고의 영웅을 꿈꾼다
2007-03-20
글 : 최하나
해외신작 <스파이더맨 3>

영웅이 어둠에 물들었다. <스파이더맨 3>을 한눈에 웅변하는 것은 검은 옷을 입은 자신의 분신과 마주하고 있는 스파이더 맨의 이미지다. 그는 왜 잿빛으로 돌아온 것일까. 3편은 대중적인 사랑을 누리는 스파이더 맨(토비 맥과이어)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는 이제 언론의 음해로부터 자유롭고, 메리 제인(커스틴 던스트)과의 관계도 순조롭다. 프러포즈 조언을 구하는 등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던 피터의 삶은 그러나 거미줄처럼 얽히기 시작한다. 1편에서 목숨을 잃은 벤 삼촌의 원수가 자신이 응징했던 도둑이 아닌 샌드맨(토머스 헤이든 처치)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자신을 영웅의 길로 이끌었던 사건의 근본이 흔들리는 사이 외계에서 날아온 유기체가 그의 몸에 스며들어 내면의 어둠을 풀어놓는다. 그 와중에 해리 오스본(제임스 프랭코)은 고블린이 되어 그를 노리고, 스파이더 맨이 벗어놓은 옷을 입은 에디 브룩(토퍼 그레이스)이 또 다른 악당 베놈이 되어 나타난다. 이제 스파이더 맨은 샌드맨, 베놈, 고블린 등 세명의 악인을 상대하는 동시에 자기 내면의 악과도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3월6일 새롭게 공개된 7분30초 분량의 트레일러는 피터와 메리 제인이 거대한 거미줄에 앉아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에서 시작해, 허공에서 사투를 벌이는 고블린과 스파이더 맨의 현란한 액션신을 선보였다. 현지 매체들은 앞다투어 “흠잡을 수 없는 수준의 CGI”, “시리즈 최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평을 내놓은 상태. <스파이더맨 3>의 CGI 작업은 이미 2편 개봉과 함께 시작되었고, 소니픽처스 이미지웍스는 아예 3편을 위해 시각효과 프로그램 자체를 새롭게 개발한 바 있다. 현재 공개된 <스파이더맨 3>의 제작비는 3억달러로, 화폐가치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할리우드 역사상 최고의 액수. 시리즈 제작자인 애비 아라드는 “같은 배우, 같은 감독, 같은 제작자가 함께 일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더 깊이 파고들 수 있다는 점”이라며 “3편은 피터 파커라는 인물을 극한까지 몰고 가서 과연 그가 이겨낼 수 있을지, 여전히 영웅으로 남을지를 지켜보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한층 화려해진 스펙터클과 한층 깊어진 영웅의 고뇌, 거미인간의 3번째 여정이 어떤 모습으로 드러날지는 오는 5월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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