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차승원, 코미디로 돌아오다 <이장과 군수> 첫 시사
2007-03-16
3월29일 개봉하는 <이장과 군수> 첫 시사

일시 3월16일
장소 용산 CGV

이 영화
할배들과 사기 고스톱 치는게 유일한 취미인 노총각 조춘삼(차승원).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엉겁결에 이장이 된 조춘삼은 어느날 불알친구 노대규(유해진)가 군수 선거에 입후보해 당선됐음을 알게 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반장을 도맡았던 조춘삼은 부반장 꼬리표를 한번도 떼지 못한 찌질이 노대규의 성공이 못마땅하다. 도로포장 등 각종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노대규 앞에서 자존심을 구겨야 하는 조춘삼. 결국 그는 새파랗게 젊은 군수가 맘에 들지 않는 백만근(변희봉)의 사주에 놀아나게 되고, 방폐장을 유치하려는 노대규에 맞서 마을 사람들을 동원해 시위대를 조직한다.

말X3
장규성 감독: 하도 떨려서 뛰어왔습니다. 사실 제가 많이 알려진 감독은 아니지만, 이게 4번째 영화고, 친분있는 기자분들도 있다보니(웃음)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어요. 빨리 마이크를 배우들에게 넘기겠습니다.
차승원: 작년 이맘때 시사회에서는 많이 떨렸는데 지금은 안떨려요. 뻔합니다. 사심없이 웃자고 만든 영화에요. 큰 의미 두지 마시고, 기분좋게 보시고 나가시길 바랍니다. 혹자는 욕하겠지만(웃음) 욕먹을 영화 아니에요.
최정원: 저는 처음이라 굉장히 떨려요. (차승원 보며) 오빠 솔직히 떨리잖아! (차승원) 떨리는 날이 있었음 좋겠어. (최정원이 영화 제목 더듬자) 여기 우황청심원 좀 갖구와!
유해진: 제가 말재주는 없어서. 근데 저 오늘 갈치 같죠.(웃음) 코디가 해줘서 입었는데 갈치 같애. (차승원 가르키며) 저기는 고등어고. 갈치와 고등어.(웃음) 피곤하신데 한번 웃으시라고 해봤습니다.

100자평
<이장과 군수>는 훈남들의 영화다. 지금 이 말은 그들의 인정미담 이야기가 착해 보인다는 뜻이기도 하고 그만큼 관습적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재밌는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패러디 장면은 여전히 재치 있지만 영화가 힘을 주는 내용들(우정과 우정의 균열로 인한 대립과 다시 회복되는 관계)은 허탈하다. 전반적으로 세심한 구석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마지막 선택의 자리는 나쁘지 않은 소망이다.
<씨네21> 정한석 기자

초등학교 시절 만년 반장과 만년 부반장 동창이 어른이 된 후 ‘사회적 지위’가 뒤바뀌어 만나 갈등을 벌이는 <이장과 군수>는 캐릭터와 웃음을 유발하는 방식, 정서와 세계관에 있어 <선생 김봉두>, <여선생 vs 여제자>와 한데 묶여도 무리 없는 코미디다. 이로써 장규성의 코미디는 색깔을 굳힌 듯하다. 꼭 기대한 만큼, 웃을 수 있다.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건설을 둘러싼 중요 갈등과 유해진이 연기하는 군수 노대규 캐릭터를 둘러싼 부분은 얼핏 참여정부에 대한 우의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 전형적 인물들의 대결과 반성, 화해로 귀착된다. 조춘삼(차승원)에게 대시하는 최정원의 캐릭터는 재미있는 코미디 캐릭터가 될 수 있었으나 중반 이후 흐릿해진다. 편의적인 플래시백의 잦은 부축을 받아 진행되는 이야기 구조가 뒤로 갈수록 맥이 풀리는 것이 주요한 결점이다. 교사가 비중있는 인물도 아닌 <이장과 군수>에서조차 장규성 감독은 초등학교를 ,우리가 하나 될 수 있는 마력적인 공간으로 묘사한다. 이제 차승원이 그려내는 한국인의 특정한 얼굴에 대하여, 배우 유해진의 폭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이야기해도 좋을 듯하다.
<씨네21> 김혜리 기자

영화의 전반부는 확실히 웃긴다. 이장과 군수로 만난 옛 라이벌 간의 미묘한 신경전은 상황만으도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중반 이후 너무 무거워진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방폐장 유치 문제는 아직도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는 가치 규범적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이 문제를 너무 쉽게 가져와 영화 안에서 미처 소화하지도 못한다. 가령 반대파들의 논리나 이권이 무엇인지, 다만 새 군수에 대한 '반대를 위한 반대'인지 불분명하다. 과연 환경주의자들을 비롯한 방폐장 반대주의자들 모두를 그저 '지자체 행정 반대자들'로 묶어낼 수 있을까? 이 민감한 지역정치의 문제는 나아가 중앙정치에 대한 비유로 읽혀 더더욱 불편해진다. 가령 최후보(구정치권), 부군수(구관료), 백사장(자본가) 등이 결탁하여 참신한 정치를 구현하려는 군수(대통령)를 음해한다고 보는 열X당의 관점이자, FTA반대 등등의 논리도 그저 '현 정부에 대한 반대'로 밖에 읽어내지 못하는 열X당의 관점이 엿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이토록 민감한 정치적 코드를 깔아놓고, 결말은 슬그머니 꼬리를 뺀다. 그저 우정의 회복과 "대통령보다 이장이 최고여~"라는 말로 뭉뚱그리는 것이다. <재밌는 영화>의 단순무식한 정치의식과 <선생 김봉두>, <여교수와 여제자> 등의 '시골'과 '학교'와 '향수'를 키워드로 하는 유머가 결합하여 빚은 '지방 정치 코미디'의 성과는 과히 좋지 못하다. 웃자고 만든 영화에 왜 이토록 민감한 소재를 굳이 끌어다 썼을까? 웃기엔 떨떠름하고, 분석하기엔 뻘쭘 해지는 노릇이다.
황진미/영화평론가

초등학교 시절의 반장과 부반장이 각각 이장과 군수가 되어 만나 벌어지는 좌충우돌 해프닝. 이야기는 다소 억지스럽고, 충무로 코미디 영화의 룰과 같은 웃기다가 감동을 주려는 전략은 그리 좋아 보이진 않는다. 잘 웃기다가 갑작스레 심각, 진지 모드로 급작스럽게 변하는 것은 이젠 너무 식상하다. 하나 차승원의 코미디 연기는 발군이다.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고 애를 써도 그의 연기를 보면 몇 번 정도는 허리를 젖혀가며 크게 웃을 수 밖에 없다. 원맨쇼라는것은 이런 경우에 하는 말이 아닐까? 가볍게 웃고 즐기기에는 제격이나, <선생 김봉두>와 같은 찡한 맛은 없다.
김종철/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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