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가 시카고에 연설(그는 왜 경제포럼에서 테러와의 전쟁과 북한 핵 문제를 주요 테마로 삼는 것일까) 차 왔다 총에 맞고 죽는다. 올해 10월이 되지 않았고, 부시가 죽지도 않았으니 <대통령의 죽음>은 명백한 모큐멘터리다. 그런데 <대통령의 죽음>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모르는 바보 같다. 우리가 보고(혹은 확인하고) 싶은 건 미국의 한 대통령의 죽음과 이후 상황에 대한 시시콜콜한 분석 혹은 수사극이 아니라 살해라는 극단적 설정을 취한 의도와 이후의 비전이다. 일어나지 않은 사건의 추적과 끝없이 이어지는 인터뷰는 지루하며, 살인의 대리만족을 원하는 건 아니기에 부시의 죽음에 대한 갈망에도 위배된다. DVD에 실린 제작진의 음성해설과 인터뷰(18분)에 관심이 가는 건 그래서였다. 그러나 역시 제작에 관련된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핵심 사안에 대해선 변죽을 때리기만 할 뿐 부시라는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제목의 ‘A’는 그런 의미였다) 말함으로써 영화의 유일한 미덕을 잃어버리기까지 한다. 결국 영화는 미국 대통령의 죽음 이후를 근심하라는 영국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그치고 만다. 그러니까 차기작이 <블레어의 죽음>이라는 우스갯말에 별 기대는 말기를.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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