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스패로우 일당, 더 멀고 낯선 세상으로, <캐리비안의 해적 3>
2007-03-27
글 : 박혜명

잭 스패로우는 돌아오고야 말았다. 2편 마지막에서 바다괴물 크라켄의 입에 먹혔던 그가 엘리자베스(키라 나이틀리)와 윌(올랜도 블룸)을 비롯해 친숙한 블랙펄의 선원들 곁으로 돌아왔다. 대체 무슨 방법을 써서 돌아왔는지 아무도 모르는 표정이고, 스패로우를 반기지도 않는다. “그냥 내가 좀 보고 싶어서라도 구해줄 생각은 없었던 건가?”라며, 예고편 안에서 좌중을 둘러보며 묻는 스패로우는 여전히 친구가 없는 외로운 해적이다.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이하 <캐리비안의 해적3>)는 블랙펄과 스패로우 일당을 유럽에서 더 멀고 낯선 세상으로 이끈다. 스패로우 일당에게 두팔을 펼쳐 보이며 “싱가포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인사하는 주윤발(사오 펭 역)의 이미지는 조금 우스워 보이겠지만 동인도회사의 해적 전멸 계획에 맞서 집결하는 아시아 해적 무리들의 활약과 해전 풍경은 3편의 중요한 스펙터클이 될 것이다. 2편에서 스패로우에게 영혼을 요구했던 해적 데비 존스와 스패로우가 쓰러진 돛대 위에서 위태롭게 검투를 벌이는 장면도 볼 만하다. 3월 초부터 공개되기 시작한 2분30초짜리 트레일러를 찾아보면 더 많은 스펙터클의 예고를 접할 수 있다. 1편에서 죽었다가 2편에서 영문 모르게 회생한 바르보사(제프리 러시), 깊은 늪지에 살던 주술사 티아 달마(나오미 해리스)까지 합류해 제법 덩치가 커진 스패로우 일당은 버빈스키 감독 말에 따르면 “배신과 배신이 거듭되는 스토리”에 휘말리게 된다. 윌의 의도에 점점 속임수가 들어가는 까닭, 주술사 티아 달마가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능력을 터뜨리게 되는 계기, 악명 높은 해적 사오 펭이 스패로우 일당과 벌이는 거래의 내용, (2편 때부터 등장이 예고됐던) 잭 스패로우의 아버지가 아들 앞에 나타난 이유 등이 3편 이야기의 주요 단서들을 제공한다.

시나리오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2편과 3편의 촬영을 동시 진행했다고 해서 제작진의 성급함과 영화 완성도에 대한 우려를 부르기도 했지만,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는 현재 제리 브룩하이머가 4편의 제작 가능성도 공공연히 언급하면서 시리즈 장수를 예고 중이다. 물론 그 여부와 가능성은 오는 5월25일 3편이 심판대에 오르고 나면 좀더 구체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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