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장애아동의 행복찾기 <날아라 허동구> 첫 공개
2007-04-13
글 : 강병진
온라인 프리뷰/ <날아라 허동구>

일시 4월 20일 오후 2시
장소 신촌 메가박스 M관

이 영화

11살 동구(최우혁)는 또래 애들과는 달리 학교를 좋아하는 IQ 60의 소년이다. 같은 반 친구들에게 무시당하고 선생님에게 눈총받기 일쑤지만, 아이들에게 물을 따라주는 일을 좋아하는 동규에게 물주전자가 놓인 교실은 놀이터와 다름없다. 동구의 아버지 진규(정진영)는 아들이 초등학교만 무사히 졸업하기를 바라는 치킨집 사장. 아들을 위한 일이라면 귀찮은 것도 어려운 것도 없는 좋은 아빠다. 남들이 뭐라하던 언제나 웃는 얼굴로 학교생활을 즐기던 동구는 어느 날, 물주전자에 개구리를 넣었다는 오해를 받게 되고 학교에서 쫓겨날 위기에 놓인다. 물주전자도 정수기로 대체되면서 학교생활의 즐거움 마저 없어진 상황. 하지만 신의 계시였던 것일까. 시무룩한 동구의 눈에 어느 날 물 주전자를 들고가던 야구부원이 들어온다. 동구는 본능에 이끌리 듯 야구부의 물당번을 자처하고 마침 정규선수 1명이 부족한 탓에 고민에 빠진 야구부 코치 상길(권오중)도 기쁜 마음으로 동구를 맞이한다. 하지만 야구의 룰도 이해하지 못하고 공을 무서워하는 동구에게 야구를 시키는 건 어려운 일. 야구를 가르쳐 보려던 상길과 다른 부원들은 점점 지쳐가고 동구는 야구부에서 마저 쫓겨날 위기에 놓인다. 대만의 베스트셀러 <나는 백치다>를 원작으로 한 작품. 영화 <달마야 놀자>와 <북경반점>의 각본을 쓴 박규태 감독의 데뷔작이다. 4월26일 개봉.

말X3

"히딩크의 한국이름도 허동구 입니다. 히딩크가 보여준 희망처럼 우리 동구도 여러분께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박규태 감독)

"안 떨릴 줄 알았는 데, 진짜 떨리네요.(웃음) 촬영할 때 더워서 너무 힘들었지만, 즐겁게 촬영했어요. 영화를 보신 분들도 즐거워지셨으면 좋겠어요."(최우혁)

"저희 아들은 아빠가 연기하는 모습을 한번도 극장에서 본 적이 없습니다. 등급 때문에요. 이번 영화는 아들도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라서 너무 자랑스럽니다. 그래서 오늘은 학교도 조퇴시키고 아들과 함께 극장에 왔습니다.(웃음)"(정진영)

100자 평

<날아라 허동구>는 장애 아동을 그린 영화 중에서도 유독 천진스러운 기운이 강하다. 반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는 아이큐 60의 허동구(최우혁)는 학교 가는 것이 즐겁기만 하고 친구의 도움을 받아 세상과 맞서는 법을 천천히 터득하게 된다. 동구의 등교를 위해 애태우는 아버지 진규(정진영)의 모습에도 영화가 금세 어두워지지 않는 것은 동구의 세상이 이처럼 무척 해맑기 때문이 아닐까. <날아라 허동구>는 장애 아동이 겪는 차별 대우에 집중하기보다 조금씩 전진하는 동구의 발자취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렇기에 낯 뜨거울 수 있을 대사도 그 희망에 힘입어 어느 정도 무리없게 받아들여진다.
장미/ 씨네21 기자

초원이에게 달리기가 있다면 동구에는 물 주전자가 있다. <날아라 허동구>는 장애아를 소재로 했지만, 장애아동이 세상의 편견과 맞서는 이야기는 아니다. 영화는 동구가 자신만의 즐거운 삶을 찾아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동구는 오로지 자신의 행복 때문에 야구부에 들어가고, 자신을 물반장이라 부르며 종을 부리듯 대하는 아이들의 부름을 반갑게 받아들인다. 동구가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 역시 스스로의 변신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본 모습 안에서 발견된다. <날아라 허동구>가 가장 오랫동안 남기는 인상은 아역배우 최우혁의 표정이다. 그의 연기 덕에 <날아라 허동구>는 동정과 편견의 함정에 장애를 빠뜨리는 우를 범하진 않는다.
강병진/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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