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영화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제작가협회가 밝힌 통계에 의하면 이탈리아영화는 2007년 1/4분기에 자국영화 점유율 43%를 기록했다. 이는 페데리코 펠리니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등이 활동했던 197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박스오피스도 전년대비 20% 상승했다.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은 밸런타인 데이에 개봉해 지금까지 총 1600만달러의 수익을 내고 있는 <시험 전날 밤, 오늘>을 비롯해 모니카 벨루치가 주연한 <러브 매뉴얼2>, 현재 이탈리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스타 리카르도 스카마르시오가 출연한 <나는 너를 원해> 등이다. 제작가협회 회장 파올로 프로티는 이런 현상에 대해 “드디어 이탈리아 제작자들이 자국 관객과 소통할 능력과 용기를 발견한 것 같다”고 평했다.
작은 규모의 작가영화 또한 선전하고 있다. 세계적인 명성에도 불구하고 자국에서는 흥행에 실패했던 에르마노 올미의 최근작 <원 헌드레드 네일>은 개봉 첫주 55만달러의 수익을 기록했고, 페르잔 오즈페텍 감독(<창문을 마주보며>)의 <새턴 인 오퍼지션>은 개봉 이후 6주간 1천만달러의 수익을 내고 있다.
프로티는 최근의 자국영화 성공 케이스를 정리하며 그 원인을 “10대를 타깃으로 한 연애영화”라고 분석했다. 10대 로맨스영화를 표방한 <나는 너를 원해>와 “10대 핫스타”인 니콜라스 바포리피디스가 출연한 <시험 전날 밤, 오늘> 등이 소녀 관객에게 지지를 받은 작품. <나는 너를 원해>의 제작사 카틀레야의 대표 리카르도 도치는 “우리는 10대를 위한 영화를 만들었다. 그동안 할리우드에 넘겨줬던 분야가 이제는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이탈리아영화는 당분간 그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개봉을 기다리는 작품들은 엔니오 모리코네가 영화음악을 맡은 코미디 <내 생애 모든 여자들>, 스카마르시오가 출연하는 <마이 브러더, 온리 차일드>, 호러영화의 대가 다리오 아르젠토의 <서드 마더>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