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라트> Dry Season
마하마트 살레 하룬/프랑스,벨기에,차드,오스트리아/2006년/95분/시네마스케이프-비전
차드 공화국의 내전이 종식되었다. 그 때 아팀은 할아버지에게 총 한 자루를 건네받는다. 그걸 들고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찾아가 복수를 하려고 한다. 그 원수가 사는 도시에 도착한 아팀이 마침내 그를 찾아낸다. 그런데 이때부터 이 고전적 복수극에는 미묘한 균열이 찾아온다. 이상하게도 아버지를 죽였다는 원수의 모습은 그다지 악인의 인상이 아니다. 그는 제빵사이며 빵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나눠주기까지 한다. 게다가 그는 목을 심하게 다쳐 기계의 도움 없이는 말도 잘 하지 못할 만큼 유약하다. 빵 제조 기술을 배우겠다는 핑계로 그의 수하로 들어간 아팀은 그를 죽일 기회를 엿보지만 매번 실행하지 못한다. 그가 점점 아버지처럼 느껴지고 또 그 역시 아팀을 아들처럼 여기며 아끼기 때문이다. 어느 날 그가 아팀에게 말한다. “너를 양자로 삼고 싶으니 너의 친아버지에게 가자”고. 고전적 복수극이 대안 가족 결성의 서사로 반전되는 이 때 아팀은 갈등에 빠진다. 부모의 원수를 갚으려는 아들에서 부모를 얻는 아들이라는 이야기로 역전된다. 영화는 과잉하지 않으면서 찬찬히 이들의 관계가 쌓여 가는 것을 보여준다. <다라트>는 메마른 사막에서 펼쳐지는 촉촉한 용서의 이야기다. 2006년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