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배우들을 보는 재미가 듬뿍한 영화 <나의 아버지>
2007-04-29

<나의 아버지> Salty Air
감독 알레산드로 안젤리니/이탈리아/87분/2006년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가 살아서 돌아왔다. 그런데 사형수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나의 아버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파비오는 교도소에서 감화원으로 일하는 청년. 수감자들의 교정을 돕기 위해 그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일을 맡고 있다. 재판에서 진 수감자의 가족들로부터 린치를 당하는 일도 적지 않지만 주어진 일에 만족하고 살아간다. 그러나 20년 가까이 복역한 살인범 스파르티가 이송되어 오면서 그의 충실한 삶에도 균열이 생긴다. 인터뷰 도중 파비오는 스파르티가 자신의 아버지임을 알아차린다. 죄를 인정하지 않고 마약 밀매까지 하는 아버지를 교화시키기 위한 파비오의 온갖 노력은 자신의 혈육을 부인하고 거리를 두기 위한 공적인 제스쳐다. 그러나 아버지가 남긴 재산으로 가족들이 생활할 수 있었다는 말을 누나로부터 전해들은 뒤, 파비오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든다.

<나의 아버지>는 배우들을 보는 재미가 듬뿍한 영화다. 아버지가 죄값을 스스로 치르는 마지막 의식에 이르기까지, 배우들의 팽팽하고 날선 감정들은 조금도 느슨해지거나 무뎌지지 않는다. 아버지 역을 맡은 조르지오 코란젤리는 이 영화로 지난해 로마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아들 역의 조르지오 파조티는 6살 때부터 우슈를 배웠고 중국 유학까지 다녀와 유럽 챔피언까지 따낸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스턴트 연기를 발판 삼아 배우로 입문했다. 사진기자, 다큐멘터리 연출 이력을 갖고 있으며, 난니 모레티, 밈모 칼로프레스티 등의 영화에서 조감독 생활을 한 알레산드로 안젤리니 감독은 “쉬지 않고 몰아치는” 감정 연출을 선보이며, 자국에서 지난해 데뷔 감독 중 최고라는 찬사를 얻었다. 퀵과 슬로우를 한데 섞어 인물들의 두근거리는 심리적 맥박을 포착하는 촬영 또한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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