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주인공들의 내밀한 상처를 단단히 연결하는 대중영화 <포미니츠>
2007-04-29
글 : 김도훈

<포미니츠> Four Minutes
크리스 크라우스 | 독일 | 2006년 | 112분 | 불면의 밤-음악의 밤

40년째 여죄수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온 크루거 여사는 새로운 그랜드 피아노를 교도소에 들여놓는다. 하지만 우악스런 여죄수들은 피아노 따위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크루거 여사는 아버지에게 강간당한 상처를 안은 죄수 제니가 무시무시한 재능을 가진 음악적 천재라는 사실을 직감하고 정식으로 피아노를 가르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제니는 제멋대로의 열정으로 스스로를 상처입혀온 살쾡이다. 크루거 여사는 재즈의 즉흥적인 아름다움에 빠진 제니에게 클래식을 가르치려 노력하는 하는 동시에, 클래식의 딱딱함을 허하지 않는 제니를 통해 자신의 슬픈 과거까지 치유하기 시작한다.

상처입은 두 여자가 서로의 삶에 영혼을 불어넣는다는 이야기는 클리셰로 가득찬 할리우드 영화들에서 종종 보아오던 것이다. 하지만 크리스 크라우스 감독은 피아노 선율에 억지로 감동을 덧입히지 않고서도 주인공들의 내밀한 상처를 단단히 연결하는 대중영화를 만들어냈다. 특히 <포미니츠>의 진수는 영화의 마지막 4분에서 관객을 강타한다. 크루거 여사는 제니를 교도소로부터 몰래 빼내 피아노 콩쿨에 참여시킨다. 수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대에 오른 제니는 거대한 그랜드 피아노의 모든 것을 이용해 잊혀지지 않을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4분 동안의 퍼포먼스가 기억할만한 정지화면으로 막을 내리는 순간, 벌떡 일어서서 박수를 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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