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질시의 음성과 탐욕의 시선 <사유재산>
2007-04-30
글 : 이영진

<사유재산> Private Property
조아킴 라포스 | 프랑스, 벨기에, 룩셈부르크|2006년 |95분|인디비전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남편과 이혼한 뒤 두 아들과 함께 살아가는 파스칼은 새 남자친구의 권유에 따라 직장을 그만두고 레스토랑을 개업하려 한다. 집을 팔아서 가게를 차릴 돈을 마련하겠다는 파스칼의 말에 쌍둥이 프랑수와와 티에리는 강하게 반발한다. 특히 다혈질인 동생 티에리는 “엄마 집이 아니라 우리 집”이라고 못박는다. 파스칼은 두 아들이 외출한 사이 부동산 중개업자를 불러 매매 계약을 치르려고 하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집을 떠난다. 이 일로 프랑수와와 티에리 사이에 다툼이 벌어지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 눈앞에서 벌어진다. <사유재산>의 집은 시한폭탄이 장착된 공간이다. 세 가족이 아슬아슬하게 공유하던 테이블은 파스칼의 선언으로 인해 흔들거리기 시작한다. 자동차 뒷칸에서 서둘러 섹스를 끝내야 했던 파스칼은 남자친구를 집안으로 들이게 되고, 길거리 키스로 만족해야 했던 티에리 또한 자신의 침실로 여자친구를 불러들인다. 침실 뿐 아니라 테이블 위에서도 세 사람의 노골적인 욕망은 어지럽게 얽힌다. 식사 중에 티에리는 파스칼의 남자친구에게 시비를 걸어 모욕하고, 말수 없던 프랑수와는 티에리의 여자친구에게 수작을 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던 세 사람이 주인이 되기 위한 소유 경쟁에 노골적으로 몰입하면서, 화기애애했던 식탁은 싸늘한 냉기만이 흐른다.

<사유재산>은 질시의 음성과 탐욕의 시선이 어지럽게 오가는 한 중산층 가정의 테이블 아래를 짓궂게 들춰보인다. 그리고 가족은 허위의식이 만들어 낸 상상물일 뿐이라고 덧붙인다. 영화의 마지막. 이미 또다른 가정을 차린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엄청난 사고를 저지른 뒤 파스칼에게 화풀이하는 티에리의 멱살을 잡고 흔드는 것 뿐이다. 미묘한 감정의 실타래를 쉬지않고 펼쳐 보이는 이자벨 위페르의 호연 뿐만 아니라 실제 쌍둥이 형제가 두 아들 역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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