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을 통해 ‘우리학교’를 방문한 관객 수가 3만명을 넘어섰다. 개봉 당시 <우리학교>는 홋카이도 조선학교 친구들의 맑은 눈망울과 이들을 바라보는 김명준 감독의 솔직담백한 카메라가 화제가 됐다면, 한달이 흐른 지금은 ‘찾아가는 서비스’로 눈길을 끈다. 관객이 들지 않으면 개봉 1주차에도 극장에서 쫓겨나는 것이 한국 개봉영화의 운명이지만 <우리학교>는 걱정없다. 10여개의 개봉관뿐 아니라 전국 방방곡곡에 그물망처럼 퍼져 있는 공동체 상영장 덕분이다. “입소문이 중요한 다큐멘터리인데, 단기간 극장수입에만 의지할 수는 없었다”는 고영재 PD는 전국적인 유료 공동체 상영을 제안했고, 대학 총학생회에서 기찻길 옆 공부방까지 ‘저인망식 관객동원’ 결과 전체 관객의 3분의 1 정도가 공동체 대안상영을 통해 영화를 접했다. 입소문은 국경을 넘어 일본은 물론 호주, 캐나다의 동포사회까지 이어졌고, 미국에서는 영화와 함께 감독까지 초청한 상태. <우리학교>의 남다른 성과 뒤에는 3년 전 <송환>의 경험이 있다. 공동체 상영의 물꼬를 튼 영화가 <송환>이기 때문이다. 진심 하나로 무장한 작은 영화의 기동성. 돈으로 관심을 살 수 없는 독립영화가 지닌, 몇 안 되는 강력한 무기인 셈이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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