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오청원> The Go Master
티엔주앙주앙/중국/2006년/104분/시네마스케이프-마스터즈
<말 도둑>, <푸른 연>등으로 국내에도 익히 알려져 있는 중국 제 5세대 감독 티엔주앙주앙의 신작. 영화는 1914년 중국에서 태어나 아버지에게 바둑을 배우고 11살에 바둑 수업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뒤 바둑계의 거성이 된 오청원의 스토리를 다룬다. 특이한 것은 오청원의 일대기를 다루되 그의 바둑의 세계를 일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1935년 스승이 죽고 난 뒤 방황의 시기, 제1차 세계 대전의 시작과 일본 패망 이후 그 안에서 살아가는 중국인으로서의 갈등, 그리고 1961년 우연히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기력을 잃고 은퇴하기까지. 영화는 오청원의 삶을 매우 고요하면서도 기품있게 그리고 절도있게 담는다. 마치 영화 자체의 흐름을 품격 있는 대국처럼 보여준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로. 바둑 수련의 고통이나 대국의 긴장감 대신 인생을 바둑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영화다. 그의 인생의 분기점이라 할 만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전개하며 각 시퀀스의 마지막에는 당시의 설명과 오청원의 말을 삽입함으로써 자서전적 색채를 가미하기도 한다. 오청원 역으로는 대만배우 장첸이 출연하고 그의 아내 역은 일본배우 이토 아유미가 맡았다. 영화의 첫 장면, 장첸과 이토 아유미가 한 노부부와 정겨운 대화를 나누는데, 2004년 오청원의 집에서 그들 부부와 같이 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