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일상을 그려낸 새로운 이란 영화 <불꽃놀이>
2007-05-03
글 : 정김미은 (객원기자)

<불꽃놀이> Fireworks Wednesday
아쉬가르 파라디/이란/2006년/104분/영화궁전

결혼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가득한 루이. 이란의 설날인 3월 21일, 새해맞이 청소를 위해 사미 부부의 가사 도우미로 일하게 된다. 부인 모즈데는 남편이 옆집의 이혼녀 시민과 바람을 피운다고 생각한다. 화장실 벽에 붙어 옆집의 소리를 엿듣고, 남편의 회사 앞을 서성거리며 그를 감시하기도 한다. 남편 모테자는 의부증에 걸린 것 같은 부인을 못견뎌하며 끝없이 화를 내고 창문을 깨기도 한다. 얼굴을 마주치는 순간부터 다투기 시작하는 이들 부부의 싸움에 말려들게 된 루이. 새해를 맞이하는 들뜬 분위기와는 반대로 그들의 설날은 요란하게 굴러간다.

이란에는 착하고, 억압 받는, 조용한 사람들만 사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만나왔던 이란의 영화들은 착한 아이의 여정이거나, 억압 받는 사람들의 투쟁기이거나, 삶 전체를 관통하는 고요한 태도를 그려왔다. 그에 반해 <불꽃놀이> 속의 모든 것은 감정적이고 혼란스러우며, 평범하고 떠들썩하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일상이다. 그들도 사랑을 하고, 서로를 속이고 의심하며, 상처를 주고받는 ‘일상의 사람들’인 것이다. <불꽃놀이>는 그 일상의 한 단면을 그려낸 새로운 이란 영화다. 절묘한 묘사와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돋보이는 이 영화는 2006년 시카고 국제 영화제 대상과 2007년 라스팔마스 영화제 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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