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쓰리 아미고스, 할리우드에 프로포즈
2007-05-11
글 : 안현진 (LA 통신원)
쿠아론, 이냐리투, 델 토로 등 포함한 5명 감독, 각 1편씩 5편 제작하는 계약 제안

멕시코의 세 친구들이 또 한번 뭉친다. 달라진 게 있다면 이번엔 셋이 아니라 다섯이다. '쓰리 아미고스'라고 불리는 멕시코의 대표 감독 3명-기예르모 델 토로, 알폰소 쿠아론,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에 쿠아론 감독의 동생인 신인감독 카를로스 쿠아론과 <나인 라이브즈>의 로드리고 가르시아 감독을 포함한 5명이 모여 할리우드에 영화 제작에 대한 제안을 한 것. 각자의 DVD 출시에 맞춰 추천사를 써주는 등 서로의 지원활동에 아낌이 없던 세 명의 감독이 중심이 되어 발상해 낸 아이디어다.

'파이브 팩(Five-pack)'이라고 불리는 이 제안에 대해서 <LA타임즈>는 "전례없고, 타협의 여지가 없는" 계약이라고 설명했는데, 일반적으로 할리우드에서 감독들이 누리기 힘든 창작적 권리에 대한 주도권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안을 수락하는 스튜디오는 5명의 감독이 각각 1편씩 제작하는 5편의 영화에 대한 제작비 지원을 약속하게 되는데 전체 계약의 규모는 1억달러다. 5편 중 적어도 2편은 스페인어로 제작되어야 하며, 영화는 한번에 한편씩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조건이다.

알폰소 쿠아론, 기예르모 델 토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는 지난해 <칠드런 오브 맨>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바벨>을 발표하며 각종 영화제의 후보로 오르는 등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감독들로 멕시코의 열악한 영화 산업에 대해 한 목소리로 걱정하며, 멕시코의 대통령을 만나 영화 산업의 앞날을 걱정하는 등 앞장서 변화를 일구려는 노력을 해왔다. '파이브 팩'에 동승한 다른 두 사람의 감독 중,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동생이며 <이투마마>의 공동 각본가로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카를로스 쿠아론은 이 계약을 통해서 장편 감독으로 데뷔할 예정이다. <나인 라이브즈> 이전에 <식스 핏 언더> <빅 러브> 등의 TV 시리즈를 통해 필모그래피를 채워온 로드리고 가르시아는 <백년 동안의 고독> <콜레라 시대의 사랑>의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즈의 아들이다.

<LA타임즈>에 따르면, 유니버설, 파라마운트, 워너브라더스 등의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지난 몇 주 동안 '파이브 팩'에 대한 제안에 대해 논의했다. 1억달러라는 거대한 금액을 제시한 덕에 다른 스튜디오들은 거의 손을 뗀 상태고,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유니버설 픽처스다. 유니버설은 세 감독들과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유니버설 산하의 포커스 피처스에서 이냐리투 감독의 2번째 장편 <21그램>을 개봉했으며, 쿠아론 감독의 <칠드런 오브 멘>은 유니버설에서 제작과 배급을 담당했다. 또한 내년에 개봉하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헬보이2: 골든 아미> 역시 유니버설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다섯 감독들의 제작지원 요청에 유니버설이 제안한 것은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해외배급권이다. 5편의 제작비를 합산하면 1억달러를 훌쩍 넘기겠지만, 각각의 영화는 1천만달러에서 4천만달러 사이의 제작비를 예산으로 집행할 예정이라고 <LA타임즈>는 정보원의 말을 빌어 전했다. 어느 스튜디오에서 '파이브 팩'과 계약을 성사시키던지 간에 5편의 영화를 해외에 판매하고 배급하는 수입에 대해서 감독들은 평균보다 낮은 비율의 판권료를 받게될 예정인데, 그 대신 감독들은 영화에 대해서 더 많은 창작의 자유를 보장받는다. 5편의 영화 중 제작의 가장 앞에 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는 감독의 개인적인 이야기로 쿠아론 가의 30년사를 영화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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