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김기덕의 <숨>, 칸영화제에서 공개
2007-05-19
글 : 김도훈

김기덕 감독의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숨>의 기사시사회가 5월19일 오전 11시에 개최됐다. 영화를 관람한 각국 기자들의 반응은 크게 호의적이지는 않다. 많은 서구 기자들은 김기덕 감독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면서도 <숨>이 그의 최고작은 아니라는데 입을 모았다. 동유럽과 아시아 영화 전문인 미국 기자 론 할러웨이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비롯한 예전 영화들의 요소가 상당히 많이 들어있다. 하지만 예전의 몇몇 작품들과는 달리 감정적인 깊이가 좀 부족한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오전 8시30분부터 상영된 마이클 무어의 신작 <시코>때문에 시사를 놓친 기자들은 "왜 이토록 작은 규모의 극장에서 단 한차례의 기자시사만 가지는 지 의문"이라며 영화제 주최측의 스케쥴 배정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영화제가 개막 3일째를 맞이한 현재까지 가장 큰 비평적 환호를 받으며 황금종려상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작품은 루마니아 감독 크리스티앙 문주의 <4개월, 3주 그리고 2시간>과 코엔형제의 오랜만의 걸작 <노 컨트리 포 올드멘>이다. 왕가위의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와 러시아 영화 <추방>은 스크린 데일리와 필름 프랑세즈의 별점 평가에서도 최저 점수를 받으며 기자들의 관심권에서 일찌감치 멀어졌다.

<숨> 기자회견

-영화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는가. 마지막 장면은 무슨 테마를 전달하는 것인가.
=김기덕/내가 한국 사회와 삶으로부터 얻는 이미지로부터 영화의 아이디어는 출발한다. 마지막 장면은 해피엔딩도 아니고 언해피엔딩도 아니다. 관객이 자신의 삶 속에서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대사가 전혀 없는 영화에서 연기하는 것이 어땠나. 영화의 주제가 뭐라고 생각하나.
=장첸/ 김기덕 감독이 대본을 처음으로 보내왔을 때 눈에 들어온 첫 단어는 ‘숨’이었다. 숨은 내쉬고 들이키는 것을 동시에 할 수 는 없지 않나. 나에게 <숨>은 상황적인 사랑(Situational Love)에 관한 영화다.

-한국 사회로부터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했는데, 이 영화도 실재 사건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건가.
=김기덕/ 전반적인 나의 영화들이 그렇지만 이 영화가 특별한 사건에 기초한 것은 아니다. 지난 14편의 영화를 통해 나는 한국의 역사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으며, <숨>은 숨쉬기가 힘든 한국의 인간관계, 내 영화와 한국사회와의 관계 등을 표현한 것이다.

-한국영화들이 국제적인 주목을 받는 이유는 뭘까. 어떠한 특색이 있어서일까.
=김기덕/ 많은 한국영화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세계의 프로그래머들에게 소개되고, 그 덕택에 한국영화의 지명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처럼 저예산 감독들도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한국영화의 스타일이 때문만이 아니다. 한국영화의 진실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스크린 쿼터가 축소될 예정이라고 들었다.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김기덕/ 영화인들이 힘겹게 버틴 싸움이었지만 불가항력적인 부분들이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영화인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도록 만드는 또다른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정책에 기대이지 말고 영화인들이 자신의 진실성과 맞서 싸워야하지 않을까.

-미국이나 유럽시장에서 영화를 만들 생각은 없나.
=김기덕/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의뢰가 오기는 하지만 그곳 정서를 갖고 있지 않아서 되도록이면 그런 기회를 잡지 않으려고 한다. 한국에서도 보편적 인간의 고민을 이야기한다면 국제적으로도 통하는게 아닐까. 왕가위와 후 샤오시엔의 영어,불어 영화들이 올해 칸에 왔는데, 어떤 장점을 갖고 있으며 어떤 것을 놓치고 있는지 한번 볼려고 생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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