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장면 장면의 공포감 등골이 서늘 <메신저: 죽은 자들의 경고>
2007-06-06
글 : 김민경
치밀한 드라마는 없지만 무섭긴 무서운 공포영화. 그러면 됐지, 뭐.

<메신져: 죽은자들의 경고>는 홍콩의 형제 감독 대니 팡과 옥사이드 팡(<디 아이> <디 아이2>)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이다. 샘 레이미(<스파이더 맨> 시리즈) 감독이 <주온>의 시미즈 다카시 감독과 만든 <그루지>에 이어 두 번째로 제작한 호러영화로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링> <그루지>를 잇는 아시아 출신 할리우드 호러영화로 개봉 첫주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지만, 그 다음주 바로 10위로 밀려나며 잊혀진 영화이기도 하다.

팡 브러더스는 낯익은 공포영화의 코드를 충실히 활용한다. 이야기의 무대는 참극의 비밀을 간직한 미국 외딴 벌판의 농가, 주인공은 도시에서 밀려나 시골에서 새 출발을 하려는 일가족이다. 새 보금자리에서 아이들은 알 수 없는 공포에 계속 노출되고, 어른들은 그걸 이해하지 못한다. 문제아 출신의 10대 여주인공은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부모 때문에 고립감을 느끼고, 어른들은 뒤늦게야 진실을 깨닫는다. 장르의 특성상 비슷한 설정은 어쩔 수 없다 쳐도, 낯익은 도식의 조합에 그친 <메신져…>의 각본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말초적 공포 사이사이에 가족의 소통 부재와 실업 가장의 좌절이란 심리적 갈등 장치들을 배치했지만, 공포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엔 느슨하고 엉성하다. 다만 팡 브러더스가 연출한 장면 장면의 공포감은 등골을 서늘케 하기에 충분하다. 긴밀하게 조합된 숏 연결과 음향 효과는 공포영화로서의 기본을 충족한다. 귀신을 보고 듣는 아기 벤을 2인1역으로 소화한 쌍둥이 형제의 연기도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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