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영화의 아버지, 영원히 눈을 감다. 세네갈의 거장 우스만 셈벤 감독이 6월9일 다카르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향년 84살. 아프리카영화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우스만 셈벤은 1923년 프랑스 식민치하의 세네갈에서 태어났다. 14살 때 학교를 중퇴하고 어부, 벽돌공, 자동차 수리공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던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로 이주해 부두 노동자로 일하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자전 소설 <검은 부두 노동자>를 시작으로 작가로서의 재능을 꽃피우던 그가 영화를 택한 것은 “대다수가 문맹인 민중에게 실질적으로 다가가고자”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1963년 아프리카인이 만든 최초의 영화 <보롬사레>를 탄생시킨 셈벤은 3년 뒤 장편 데뷔작이자 아프리카 최초의 장편영화인 <흑인소녀…>를 발표했다. 세네갈과 파리의 친척들이 돈을 놓고 다툰다는 내용의 <만다비>(1968), 세 번째 아내를 맞이한 공무원이 발기불능의 저주를 받는다는 <할라>(1971), 아프리카 소녀들의 할례의식을 비판한 유작 <물라데>(2004)까지 셈벤의 영화는 언제나 식민주의, 지배계급의 부패, 여성의 억압 등 아프리카 민중을 옥죄는 사회적 모순에 일침을 놓는 작품들이었다. “우리, 아프리카 감독들은 정치적이어야만 한다. 식민주의가 우리에게 남겨놓은 모든 질곡들에 대항하기 위해서.” 자신의 신념에 온 생을 바친, 숨을 거두는 그 순간까지 시나리오를 집필 중이었던 당신, 이제 대륙의 품안에 편히 잠드시길.
씨네21
검색
<만다비> <물라데> 등 아프리카의 문제를 이야기했던 세네갈의 거장 우스만 셈벤 6월9일 타계
관련 인물
최신기사
-
[LIST] 김도연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
[LA] 끝내 검투사까지 재등판한 할리우드, <트위스터스> <비틀쥬스 비틀쥬스> 등 속편 열풍… <글래디에이터 II>는?
-
[culture stage] 메리 스튜어트_Marry Said What She Said
-
[오수경의 TVIEW] Mr. 플랑크톤
-
여기 여기, 정보 담아가세요!, 노인, 장애인 관객이 알아두면 좋을 영화 활동
-
극장 에티켓은 극장에 가야 배울 수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전용 관람이 필요한 이유
-
[인터뷰] 당신은 어떻게 보고 있나요? - <눈이 보이지 않는 시라토리 씨, 예술을 보러 가다> 출연자 시라토리 겐지 감독 미요시 다이스케, 가와우치 아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