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감상하는 것은 적어도 두가지의 의미가 있다. 첫째, 켈트인의 전설이자, 바그너의 오페라로 유명한 이 이야기는 아더왕 전설과 더불어 중세문학의 원형으로 손꼽히며, 특히'운명적 사랑'의 원형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책이나 오페라와 보다 접근이 쉬운 영화를 통해 알게 되는 것 자체가 교양생활에 유익한 일이다. 둘째, 역사적으로 잘 다루어지지 않는 시공간을 봄으로써, 시각적 즐거움를 통해 알게되는 것이 꽤 많다.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위의 두가지 의미를 기본적으로 충족할 뿐 아니라, 대단한 재미를 안겨준다. 첫째, 시나리오가 매우 탄탄하다. 바그너의 이야기를 기본으로 삼으면서, 그들이 사랑에 빠지는 이유를 '사랑의 묘약'따위에 의존하지 않고 정치적인 상황과 인물들의 심리를 통해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게 만들었다. 둘째, 꽃미남 꽃미녀들의 연기가 좋다. 특히 트리스탄 역의 제임스 프랭코의 눈빛 연기는 상당하다. 셋째, 세트와 의상 등 사극을 보는 재미를 한껏 즐길 수 있다. 특히 선상의 결혼식 장면은 압권이다. 넷째, 편집이나 카메라 워크가 무척 재치있다. 특히 약간 코믹해 보이는 유모의 얼굴을 클로즈 업하는 센스!
기막힌 사랑 이야기에 액션도 가미되고...재미 있는 영화를 보면서 교양도 늘리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리시라.
황진미/영화평론가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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