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는 언제나 배고프다. 문화적인 토양이 척박한 지방에서 독립영화를 만드는 것은 더욱 처참하다. 올해 인디포럼 폐막작 <아스라이>(김삼력)는 눈물겹다. 대구에서 20대를 보내면서 주변의 반대 및 스스로의 회의와 싸우며 독립영화의 곁에 선 주인공의 모습은 감독의 과거와 고스란히 겹친다. 동국대학교 대학원 졸업작품으로 첫 장편을 만든 김삼력 감독에 따르면, 주변 독립영화인들이 가장 공감하는 것은 “영화도 잘 못 만들면서, 그냥 때려치워라”라는 후배의 말을 듣는 주인공의 처참함. 일반 관객 역시, 망설이고 주저하면서도 원하는 길을 포기하지 못하는 주인공의 처지에 자연스럽게 감정이입하곤 한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아스라이>를 개봉할 예정인 배급사 인디스토리 곽용수 대표는 “지역 독립영화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 대구독립영화협회의 탄생과 역사부터 예전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실 모습까지 담고 있어, 타임캡슐의 의의도 지녔다”고 말한다. 7월2일 오후 8시 미로스페이스에서 진행되는 독립장편영화 쇼케이스,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도 만날 수 있다. 언제나 꿋꿋할 수 있었던 그 시절을 아스라이 돌아보며, 다시 한번 용기를 다지고픈 이들에게 관람을 권한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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