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기묘하고 사랑스런 드라마 <스트레인져 댄 픽션>
2007-07-13
글 : 김민경

<스트레인져 댄 픽션> Stranger than Fiction
마크 포스터/ 미국/ 2006년/ 113분/ 월드판타스틱 시네마

<몬스터볼> <네버랜드를 찾아서>의 마크 포스터 감독이 선보이는 판타스틱 로맨틱코미디, 그리고 플러스 알파. 성실한 국세청 공무원 해롤드 크릭(윌 페렐)은 완벽하게 무미건조한 삶을 산다. 칫솔질 횟수와 출근길 발걸음 수까지 체크하며 규칙적인 삶을 사는 그에게 국체성 공무원은 천직 같은 자리.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이상한 일이 생긴다. 자신의 행동과 생각에 멋들어진 문장으로 주석을 다는 정체불명의 여자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 급기야 “그는 이 사소한 사건이 임박한 죽음을 예고하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라는 말을 들어버린 해롤드. 자신이 소설 속 주인공, 목소리는 작가라는 결론을 내린 그는 문학교수 힐버트(더스틴 호프먼)의 도움으로 자기 명줄을 쥔 문제의 작가를 찾아 나선다. 한편 성실한 공무원의 일상에도 충실하던 그는 매력적인 아나키스트 제빵사 안나(매기 질렌홀)를 세무조사하게 된다. 세금을 놓고 티격태격하는 사이 둘 사이엔 사랑이 싹트고, 삶에서 비로소 의미를 찾은 이 시점에 문제의 소설가가 자기 주인공을 다 죽이기로 유명한 케이 에펠(에마 톰슨)이란 사실이 밝혀지는데….

<스트레인져 댄 픽션>은 코미디와 로맨스, 판타지적 상상력을 한데 버무린 기묘하고 사랑스런 드라마다. 현실과 픽션을 천연덕스럽게 뒤섞은 메타픽션 구조는 찰리 카우프만을 연상시키고, 그 종착점에서 관객을 기다리는 건 삶(과 죽음)에 대한 감독의 따뜻한 시선이다. 주인공을 행복의 절정으로 인도하고 가장 아이러니한 순간에 죽임으로써 걸작소설을 만드는 에펠의 딜레마는 창작자의 윤리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과연 크릭의 삶은 걸작의 탄생을 막을 만큼 가치 있을까. 지적이고 사려깊은 이 영화는 잔잔한 웃음과 관계의 윤리에 대한 질문을 함께 안긴다. 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는 영화.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