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관객의 비위를 공략하는 너절한 유쾌함 <폴트리가이스트>
2007-07-13
글 : 김도훈

<폴트리가이스트> Poultrygeist: Night of the Chicken Dead
로이드 카우프먼/ 미국/ 2006년/ 99분/ 금지구역

부천에 트로마 영화사가 빠지면 제 맛이 날 리가 없질 않겠나. <폴트리가이스트>는 트로마의 수장인 로이드 카우프먼의 신작. 특유의 재기발랄한 악취미와 말도 안 되는 연기와 엉성하지만 토악질을 자아내는 고어장면들은 여전하다. 공동묘지에서 여자친구 웬디와 섹스를 시도하던 아비는 좀비들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한다. 그로부터 한 학기가 지난 뒤 아비는 고대 인디언 묘지에 세워진 치킨 프랜차이즈점에 항거하던 웬디를 만난다. 문제는 그녀가 열혈 동물보호론자이자 레즈비언이 됐다는 사실이다. 아비는 복수를 위해 치킨 프랜차이즈점에 취직해버린다. 하지만 죽은 인디언의 영혼이 죽은 닭들을 괴물로 만들어버리고, 닭의 공격을 받은 사람들은 메스껍게 푸른 침을 흘려대는 반인반닭 좀비로 변한다.

<폴트리가이스트>는 로이드 카우프먼이 나이가 들면 들수록 더 ‘트로마적’으로 화끈해진다는 증거다. 주류영화나 미국의 정치현실을 꼬집는 거야 어제오늘 일이 아니니 특별히 언급할 거 없을 테고, 배변행위까지 고어장면과 휘저어 관객의 비위를 공략하는 너절한 유쾌함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듯한 기분이다. 포르노 스타 론 제레미 같은 너절한 카메오를 찾는 것도 징글징글 재미나다. 딱 ‘트로마 영화’다. 다들 그걸 기대하거나 그 때문에 피해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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