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배우여, 안녕. 60여년 동안 30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고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영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찰스 레인이 102살의 일기로 세상을 떴다. 아들인 톰 레인은 7월2일 밤 9시경 “아버지는 눈을 크게 뜨고 침대에 누워 계셨다. 그리고 눈을 감으시더니 숨을 멈추셨다”고 말했다. 레인은 크게 유명세를 탄 것은 아니었으나 카리스마있는 캐릭터로 눈길을 사로잡은 배우였다. 진중한 얼굴과 울림 있는 목소리에 걸맞게 <신은 나의 파트너>(1957)에서 판사를, <콜 노스사이드 777>(1948)에선 검사를, <천사와 사랑을>(1987)에선 목사를 연기했다. 카프라 감독의 <멋진 인생>(1946), <디즈씨 도시에 가다>(1936), 하워드 혹스 감독의 <뉴욕행 열차 20세기>(1934) 등 이름있는 고전영화에도 얼굴을 비췄다. 레인은 그러나 고정된 틀 속에 자신을 가두는 것은 과감하게 거부한 배우였다. 2005년 100살을 맞은 그는 “고정적인 역할을 맡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를 거부한) 내겐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원래 보험사업에 종사했던 레인은 연극 제작에 손을 대며 연기를 시작했고 워너브러더스에 발탁돼 멜로드라마 <스마트 머니>(1931)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그 무렵 그는 하루에 서너편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벌이는 “하루에 35달러”가 고작이었다. 전기가 찾아온 것은 카프라 감독과 만난 뒤였다. <브로드웨이 빌>(1934)에 캐스팅된 레인은 이후 그의 연기를 좋아했던 카프라 감독과 9편의 영화에서 함께 작업했다. 카프라 감독은 레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찰스, 당신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목발이야”라고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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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카프라의 <브로드웨이 빌> 등에 출연했던 배우 찰스 레인, 102세로 영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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