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슬픈 슈퍼히어로의 분투기, <스페셜>
2007-07-14
글 : 김민경

<스페셜> Special
할 하버만, 제레미 패스모어/ 미국/ 2006년/ 85분/ 부천 초이스: 장편

LA의 주차단속요원 레스는 슈퍼히어로 만화의 열렬한 팬이고, 위반자의 애절한 눈빛에 쉽게 흔들리며, 매일 저녁 혼자 전자레인지에 냉동식품을 데워먹는 외로운 남자다. 새로 나온 우울증 치료제의 임상실험에 참여하면서 그의 무기력한 일상에 중대한 변화가 생긴다. “스페셜”이란 이름의 이 신약은 뇌 시냅스 중 ‘자기 의심’에 관련된 부분을 차단하는 제품. 놀랍게도 이 약을 복용하자 레스는 벽을 통과하고 사람의 마음을 읽고 공중부양까지 가능한 자신을 발견한다. 하지만 그 누구의 눈에도 레스의 초능력은 보이지 않는다. 이에 슈퍼히어로로서의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그의 투쟁이 시작된다. 여기에 그의 주위를 맴도는 검은 옷의 제약회사 직원들이 가세하면서 레스는 음모론을 확신하고…. 과연 일반인들이 그의 초능력을 못 알아보는 걸까, 아니면 모든 것이 레스만의 망상의 산물일까. ‘스페셜’이 정말 초능력을 준 것일까, 혹은 이 약이 레스의 뇌 속에서 자기 의심을 차단한 결과인 것일까. 영화는 영리하게도 분명한 답을 유예하며 관객을 레스의 혼돈에 동참시킨다. 슬픈 슈퍼히어로의 분투기 <스페셜>은 좌절당한 소시민의 사투를 흥미진진한 전개와 따뜻한 코미디로 풀어간다. 결말의 감상적인 시선 대신 초반의 여유로운 웃음을 지켰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딥 블루 씨> <Mr.히치: 당신의 데이트코치> 등서 조연 연기로 뼈가 굵은 마이클 라파포트의 설득력은 충분히 마음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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